반응형

삶의 한가운데 - 8점
루이제 린저 지음, 박찬일 옮김/민음사


 고 3때 답답한 마음에 장승수의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라는 책을 펼쳐본 일이 있다. 별 생각 없이 얼마나 공부가 쉬웠는가 그런 마음에 책을 읽었는데 생각보다는 괜찮은 책이었다고 기억에 남는다. 그 책에서 저자는 루이제 린저의 '생의 한 가운데'를 읽은 적이 있다고 말했었다. 그냥 제목은 알았으나 그 구절을 본 순간 나도 어쩌면 생각없이, 단순하게 읽고 싶다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게 된 이유가 어쩌면 그런 시시한 이유에서일 수도 있으나 그래도 읽게 된 이유는 시시할 지 모르지만 읽고 나서는 잘 했다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처음에 조용한 상태에서 책을 읽은 것이 아니라서 집중하기가 힘이 들어, 파악하는 데까지 좀 많이 걸렸었다. 그리고 주인공 니나 부슈만은 흥분만 하면 말을 하는데 한 페이지 반씩 뽑아내는 것에 놀랐다. 사실 니나 부슈만이 직접 말하는 것 보다는 이 소설이 펼쳐지는데 슈타인의 고백같은 일기가 더 큰 몫을 하는 것이 사실이다.

 처음에는 니나 부슈만이 토해내는 듯한 많은 말들에 염증이 나기도 하고 루이제 린저가 멋지게 담아내기위해서 지나칠 정도로 노력을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역시 페이지를 한 장 한 장 더 넘길 수록 내가 생각한 것은 정말 기우에 불과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루이제 린저가 니나 같은 삶을 살았거나 아니면 언니 같은 삶을 살아서 니나같은 삶을 그리고 싶어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루이제 린저가 살아왔던 행적을 보니 어쩌면 이 책 속의 니나는 자신의 모습도 많이 보이고 있지 않나 하고 생각된다.

 이 책의 줄거리는 이야기 할 수 있겠지만 줄거리를 안다고 해서 이 책은 쉽게 알 수가 없는 책이다. 어떤 책 보다도 직접 읽어보아야만 알 수 있는 그런 책이다.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처럼. 



 
반응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