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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개별로 하나하나 올릴 생각이었고 정말 자세하게 정보를 찾았던 것도 많지만 시간이 너무 지나 버려서 지금은 맞지 않는 내용들이 많을 것 같아서, 그냥 지금까지 갔던 곳을 요약해서 다 써보고 어디를 갈까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도움이 되게 해보자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은 출장 혹은 여행갔던 곳들과 그에 대한 평가들이다. (괌은 이전에 따로 써서 제외) 원래는 갔던 모든 곳을 포스팅 하나로 올리려고 했는데 쓰다보니 내용이 너무 많아져서 지역별로 분리했다.
[아시아]
참 아쉽게도 아시아는 나에게 많은 기쁨을 주지 못한 곳이 더러 있다. 일의 비중이 80% 이상 되고 내가 가고 싶지 않았던 곳들은 어쩔 수가 없는 듯 하다. 시간 순서와는 상관 없이 별로인 곳-좋은 곳 및 지역 순서로 써보고자 한다.
필리핀 마닐라 ★★
두 번이나 갔지만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은 장소다. 마닐라는 세부나 보라카이처럼 바닷가가 아니라 그냥 도시다. 도시를 보고 싶다면 서울에 있는 게 제일 좋은 것 같다. 서울에는 어쨌든 놀이동산도 있고, 궁궐도 있고 그렇지 않나. 여긴 바닷가도 있다고 하지만 바닷가를 목적으로 한다면 세부를 가야 하지 않을까?
사실 내가 이 곳을 싫어하게 된 데에는 그 쪽의 업체와 그렇게 좋지 않은 심정을 갖게 된 이유가 매우 크다. 필리핀이나 기타 따뜻한 지방에 사는 사람들은 개인적으로 친구를 하기에는 좋지만 정이 너무 많은 나머지 업무를 하는데서는 무른 부분이 많은 것 같다. 이건 우리나라도 어느 정도 통용되는 얘기지만 말이다.
치안도 좋지 않아서 빌딩 앞에 총을 찬 사람들이 보초같은 걸 보고 있고, 아침마다 몸 수색도 한다. 그리고 걸어다니면 눈썹 위에 먼지가 많이 쌓이곤 했다. 그래도 참 좋았던 건 망고 주스가 태어나서 먹어본 망고 주스 중에 최고였다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그린망고 주스는 한국에서는 못 먹을 맛이다. 다만 그린 망고 말린 건 참 맛없으니 참고하시길.
무엇보다 필리핀은 공항세를 받는데 카드로도 되지만 현금으로만 받을 때도 있는 것 같으니 어느 정도는 환전을 해서 가야한다. 아무튼 업무적으로 아픈 기억이 많기 때문에 항상 나는 농담으로 누군가가 필리핀을 가자고 하면 '다리 몽둥이를 부러뜨려버린다'는 협박 아닌 협박을 하곤 한다.
▷ 볼 거리: 마카티시내인데 필리핀 같지 않고 정말 잘 사는 동네다. 여기 말고는 다른 데 가보지를 못했다. (일만 함)
▷ 숙소: 린덴 스위트 호텔, 리치몬드 호텔 오티가스
린덴스위트는 가격이 저렴해서 무슨 무슨 스위트로 끝나는 방을 준 것 같은데 그 당시로서는 내가 가 본 호텔 중 가장 넓고 레지던스형이라서 뭔가 내가 거기서 집을 가진 사람 같았었다. 다만 다른 사람들은 사람들이 자주 쓰지 않아서 그런지 청소가 안 된 경우가 있었다고 하니 예약할 때 미리 메세지를 넣는 게 좋을 것 같다.
리치몬드 호텔 오티가스는 가격이 싼 것도 아닌데 참 별로였다. 리치몬드 호텔이 여기 말고 또 하나가 있는데 다른 곳이 나은 듯.
마카티 내 그린벨트 사진. 마닐라의 강남이라고 볼 수 있는 곳. 출처: https://www.flickr.com/photos/23225706@N06/4130518299
인도 뉴델리 ★★★
역시 여기도 생각지 않게 두 번이나 가게 되었다. 뭄바이는 대한항공 직항 노선이 있는데 뉴델리는 아시아나 직항 노선이 생긴지 얼마 되지 않았고 또 운행도 자주는 하지 않기 때문에 가기가 조금은 복잡하다. 인도는 비자가 필요한데, 비자에 필요한 정보가 미국 ESTA에 발급 시 필요한 정보보다 더 많은 것 같고 직접 한남동에 가서 발급을 받아야 한다.
그리고 인도에서 한국으로 돌아올 때 공항에 들어가려면 엄청 덩치크고 무섭게 생긴 경비병(?!)들에게 e-ticket을 보여줘야만 공항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내 말은 공항 카운터에서가 아니라 공항 카운터 들어가기도 전 입구에서 체크한다는 얘기다. 만약 인도에 갈 계획이 있다면 잊지말고 꼭 e-ticket 준비를 하기 바란다. 그리고 사람이 엄청 많아서 수속 시간이 오래 걸리니 여유있게 가는 게 중요할 것 같다.
그래도 내가 뉴델리에게 점수를 나름대로 높게 준 까닭은 내 기대보다는 훨씬 괜찮았다는 점 때문이다. 뉴델리는 계획 도시이기 때문에 공항, 시내도 모두 깨끗하게 정리가 된 편이고 또 5성급의 호텔 (체감으로는 거의 5성 이상 느낌)도 정말 저렴한 가격으로 묵을 수 있다. 공기가 그렇게 깨끗한 편은 아니지만 내 체감으로는 필리핀 마닐라보다는 더 나았던 것 같다.
또한 뉴델리외에 올드델리라고 해서 구 시가지에 있는 유적지를 둘러볼 수도 있다. 다만 문제인 것은 40도가 넘는 살인적인 날씨 때문에 차가 없으면 움직일 수가 없다. 밤이라고 해도 열기가 정말 장난 아니라서, 호텔에 있는 것 말고는 그다지 할 일이 없기도 하다. 그래서 생각보다는 좋았지만 다시 또 가고 싶은 생각은 안 드는 곳이다.
스무 살 즈음이면 현지인들과 겪어보고 깨닫는 것도 많고 해서 좋았을 것이다. 인도는 원래 마음의 양식을 얻기 위해 가는 곳이 아니던가. 지금은 편한 게 최고인, 그렇게 마음이 더러워진 상태라서 그런 것 같다.
▷ 볼 거리: 올드 델리, 타지마할
올드 델리도 그렇고 타지마할도 그렇고 이 곳의 5성급 호텔들은 영어가 가능한 운전기사를 하루 종일 붙여서 관광하는 프로그램을 다 가지고 있는데 하루 10여만원 정도가 필요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타지마할까지 가는 건 더 비쌌던 것으로 기억한다. 올드 델리는 반나절 정도면 다녀올 수 있고, 타지마할은 차로 한 세 시간 정도 걸리는데 날씨가 매우 덥기 때문에 호텔 측에서 새벽에 출발해서 빨리 오는 일정을 대개 추천한다. 가격에 비해 뭔가 내가 부유한 느낌을 가진 채로 빠른 관광을 원한다면 추천한다. 문제는 내가 가본 코스는 아니라서 100% 책임은 못 진다.
▷ 숙소: 샹그릴라 호텔, 더 랄리트 호텔
더 랄리트도 나쁘진 않았지만 인도 자체 체인인 것 같은데 향토색이 너무 짙었었다.
샹그릴라 호텔이 가격도 비슷한데도 훨씬 더 좋았던 것 같다. 내가 호텔에서 받아본 서비스 중 가장 친절했던 것 같다. 만약에 다시 간다면 샹그릴라 호텔로 가고 싶다.
▷ 맛집: 샹그릴라 내부 인도 식당 (이름 기억 안 남)
인도에는 우리가 아는 그 카레가 없다. 우리가 먹는 카레는 대개 일본식 카레의 변형으로, 인도 현지에서는 난에 찍어 먹는 묽은 형태를 띄고 있어서 우리가 먹는 그런 맛이 전혀 안 난다. 그 대신 탄두리 치킨이나 마살라 치킨은 맛있으니 참고하고, 그리고 호텔 내 식당 말고 현지 식당을 가는 것도 좋지만 물갈이 하는 경우가 많아 뱃속이 탈이 나는 경우가 더러 있다고 하니 짧은 시간 빨리 갔다올 때에는 비싸도 호텔 식당을 추천한다.
공항은 좋다. 근데 e-ticket 없으면 여기부터 못 들어간단 말씀.
태국 방콕 ★★★
솔직히 여기 갔던 걸 정리한 후에 생각해 보다가 나중에 기억해 냈다. 내겐 별로 큰 비중이 없는 곳인 듯. 여기서도 거의 본 건 없어서 할 말은 딱히 없고 호텔이 제일 할 말이 많다.
▷ 간 곳: 팟퐁 야시장솔직히 간 데가 여기밖에 없는데 그래서 그렇게 좋은 인상은 안 남은 것 같다. 그동안 외국 여행프로그램 같은데 보면 정겨움 위주로 보여줘서 그런 걸 기대했는데 가봤더니 짝퉁이 많고 뭔가 덜 깔끔한 남대문 느낌이었다. 무엇보다 술집이 뭔가 가벼운 펍이 아니라 좀 그런 느낌의 바들이 많다. 태국 전통 소품 같은 거 사는 곳은 아니었다. 다시 가고 싶지 않음.
▷ 숙소: 르 메르디앙 호텔
내가 가 본 호텔 중 가장 좋고, 가장 마음에 드는 호텔이었다. 이탈리아 로마의 소피텔 호텔에서 한 번 자보고 아 역사 깊은 호텔은 내 스타일이 아님을 느꼈고 나는 현대적이고 깔끔한 호텔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근데 일로 간 거라서 원래 좋은 호텔이지만 기본 룸보다 약간 업그레이드 된 룸을 받았던 것 같다. 유럽 호텔이 거의 5평 미만의 작은 호텔인데 여기는 거의 두 배다. 실제로 들어가면 창을 넓게 해 두어서인지 훨씬 넓은 느낌이 드는데다, 현관, 거실, 욕실이 다 있는데 욕실에는 커다란 욕조가 있다. 욕실은 전부 오픈해서 야경을 보면서 반신욕이 가능하고, 창문 커튼은 버튼으로 조정 가능하다. 말 그대로 영화에서 봤던 느낌 제대로다. 여기에서는 정말 부자가 된 느낌이다.
가격을 찾아보니 가격이 이렇게 좋은 시설에 비해 10만 원 대라서 시내에서 약간 거리가 있지만 방콕에 갈 일이 있다면 완전 강추한다! 이탈리아 로마 5성 소피텔과 비교해도, 마리나 베이 샌즈도 기본보다 약간 좋은 방으로 갔었는데 거기가 뷰는 좀 더 예쁘지만 시설만큼은 여기가 제일 좋은 것 같다! 호텔 뷔페도 유럽 웬만한 식당보다 맛있다.
그렇지만 좋은 호텔 몇 번 가면서 생각이 드는 건 우리 집 아니고 호텔은 뜨뜻한 물이랑 히터 잘 나오고, 슬리퍼가 있으면 그거면 된다는 거였다. 밥은 뭐 계속 맛있는 거 먹을 수는 없으니까. 작아도 다 갖춘 일본 비지니스 호텔 정도면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 맛집: Ruen Urai
원래 생어거스틴도 좋아하고 베트남 음식도 많이 좋아하는데 내가 간 생어거스틴 지점은 팟타이, 뿌빳퐁 커리, 그린 커리는 맛이 있으나 똠얌꿍이 무지 맛이 없었다. 근데 Ruen Urai에서 똠얌꿍을 먹고 이것이 바로 진정한 똠얌꿍의 맛이 이렇겠구나 하고 알게 됐다. 진한 육수+토마토+향신료+알 수 없는 산미가 막 도는 그 맛. 뿌빳퐁 커리는 생어거스틴과 거의 비슷한 듯 하고, 인테리어도 고급스럽고 이 식당을 가게 되서 매우 다행이었다.
그리고 우리 나라에서는 거의 솜분씨푸드를 안 가면 거의 우리나라 사람 아닌 것처럼 블로그에 많이 나와 있길래 솜분씨푸드 수라웡점에 갔다. 한국 사람 다 가는 곳이라고 해서 간 싱가폴의 점보 씨푸드처럼 어쨌든 맛이 좋을 줄 알았는데, 맨 처음에 루엔 우라이(발음이 맞는지 모르겠다) 가고 가선지, 생어거스틴이 잘 만들어서인지는 몰라도 사람은 무지하게 많은데 정말 맛이 없었다. 누가 맛있다고 했는지 조금 혼내주고 싶다. 루엔 우라이 가서 먹어본 후에, 그게 힘들면 한국에서 생어거스틴 가서 먹어본 후에 비교해봤으면 그렇게 안 썼을 것 같은데 말이다. 사람 많은 솜분 씨푸드 가지 말고, 그냥 루엔 우라이를 강추한다. 아니면 그냥 한국와서 생어거스틴에 가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르 메리디앙 호텔 객실 내 사진. 딱 이 느낌이 드는 호텔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싱가폴 ★★★★
일단 처음부터 결론을 말하자면 다시 한 번 가보고 싶은 곳이다. 내 주위의 지인이 싱가폴은 휴양도 관광도 모두 할 수 있는 곳이라고 했는데, 정말 그러하다. 직항이 많아서 가기도 편하고, 깨끗하고, 교통이 잘 되어 있고, 갈 곳도 많다.
다만 물가가 비싸다는 것과 2월에 갔는데도 더웠던 날씨는 약간의 걸림돌이다. 그래서 별 하나 뺐다.
싱가폴과 홍콩이 쇼핑으로 유명하다고 하는데 세일 시즌이 아니면 우리나라와 비교했을 때 가격에 그리 메리트는 없는 듯 하다. 뭐든 사고 싶으면 우리 나라 인터넷 면세점이 제일 좋은 듯.
▷ 볼 거리: 클락키, 보타닉 가든, 싱가폴 플라이어, 유니버셜 스튜디오클락키를 비롯한 시내는 야경을 잘 꾸며놓아서 분위기가 참 좋고, 한적하게 보타닉 가든을 거닐 수도 있으며 마지막으로 유니버셜 스튜디오는 어트랙션이 엄청난 것은 아니지만 구성이 참 재미있다. 그리고 유니버셜 스튜디오를 감싸는 센토사 풍경도 괜찮다. 영화는 비록 망했지만(…) 워터월드를 구성한 극과 트랜스포머 어트랙션은 정말 백미다.
▷ 호텔: 스위소텔 머천트 호텔,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
스위소텔은 위치나 가격 등에서 괜찮은 호텔이었던 듯 하다. 조금 좁긴 했지만 싱가폴 거의 모든 호텔이 좁으니까, 다시 가기에도 그렇게 나쁘지 않은 호텔이었던 것 같다.
마리나 베이 샌즈는 사람들이 싱가폴 갔다 오고 나면 하늘에 둥둥 떠있는 듯한 수영장에서 셀카 찍은 걸 카톡 프사로 해 놓는 바로 그 호텔인데, 그 풀이 바로 인피니트 풀인가 그렇다. 우리나라에선 특히 쌍용건설에서 건설해서 유명하고, 멀리에서도 보이는 싱가폴의 랜드마크는 아니라 하더라도 나름대로 대표할 수 있는 건물이라고 하겠다.
다만 이렇게 유명한게 바로 문제다. 5성급 호텔이라는 느낌이 안 날 정도로 사람들이 너무, 너무너무 많다. 그 인피니트 풀에서도 사람이 한 70%, 물이 한 30%라고 생각하면 된다. 많은 사람들이 그 프사 한 번 올리기 위해 사진 한 번 찍어보려고 많은 대기를 한다. 물론 안 멋있는 건 아닌데 별로 다시 가고 싶지는 않다. 투숙객만 인피니트 풀에 들어갈 수 있지만 인피니트 풀에 몸 한 번 담그나, 안 담그나 별 차이 없다. 인피니트 풀은 한 3만원 주면 보는 건 가능하다. 마리나 베이 샌즈 내에 엄청 나게 큰 쇼핑몰, 푸드코트도 있고 공차도 참 맛있지만 여기는 투숙객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다 갈 수 있다.
사람에 치였던 기억이 너무 안 좋아서 나중에는 같은 가격이면 풀러튼 베이 호텔을 가고 싶다. 가보면 안다. 풀러튼 호텔이 멀리서 얼마나 멋있게 보이는 지를. 그렇지만 풀러튼 호텔은 너무 오래 돼서 요새 지은 풀러튼 베이 호텔이 좋을 것 같다. 그 외에 아예 센토사 리조트에서 보내는 것도 되게 좋을 것 같다.
▷ 맛집: Jumbo Seafood Restaurant, Gunther's, Din Tai Fung, Ya Kun Kaya Toast, Thai Smile Cafe
내가 싱가폴에 대해 인상이 아직도 좋은 이유는 정말 맛있는 곳이 매우매우 많았기 때문이다. 점보 시푸드는 한국인의 명소(!)로, 대부분 안 가면 문제인 것처럼 되어 있다. 물론 가격도 비싸고 서비스도 정말 별로지만, 정말 쉬지 않고 먹었던 것 같다. 칠리크랩 소스를 볶음밥과 함께 먹으면 기분 나빴던 게 없어진다. 다만 가격이 너무 부담스러우면 푸드센터라고 조그만 식당들이 모여있는 곳들이 있는데 그곳이 더 맛도 있고 가격도 저렴하다고 하니 잘 찾아보길 바란다.
건터스의 경우 프랑스 음식 전문점으로 미슐랭 스타를 받은 식당이다. 먹어봤더니 요리왕 비룡처럼 용이 하늘을 승천하고 그런 맛은 아니지만 매우 깔끔하고 좋은 재료를 쓴 인상을 받았다. 결론은 맛있음.
딘타이펑은 우리 나라에도 지점이 많지만 여기에서 먹은 게 더 맛있는 듯. 완탕면 참 맛있었다.
야쿤 카야 토스트의 경우 어쩌다 보니 본점을 가게 됐는데 분위기도 참 구수하고 무엇보다 카운터 아저씨가 한국말을 참 잘하신다. "간장-달걀 섞어섞어." 토스트에 카야잼 발라서 간장이랑 날계란에 가까운 수란을 섞은 소스 아닌 소스에 찍어 먹는 건데 그로테스크 할 것 같지만 참 동양적인 맛남이 있다.
타이 스마일 카페는 솔직히 한국인이 가야할 명소 수준은 아닌데 트립 어드바이저에서 찾은 것 치고는 약간 짠 거 빼고 가격에 비해 맛있게 잘 먹었던 것 같다.
기본적으로 싱가폴 음식이 중국 요리에 기반한 게 많아서 우리나라 사람들 입맛에도 맞고 푸드 리퍼블릭 같은 그런 곳에 가서 먹어봐도 참 맛있어서 입맛 까다로운 사람들도 걱정 안 해도 되는 곳이라 할 수 있겠다.
클락키. 여기에 그 점보 시푸드가 있던 것으로 기억함.
일본 나고야 ★★★★
역시 별 기대 안 하고 갔는데 사실 여긴 별로 볼 게 많은 편은 아니지만 쇼핑 및 식도락 여행으로 생각을 해보면 좋을 것 같다. 나고야 근처에 게로온천이 특히 유명한 것 같으니 먹는 거 좋아하고 온천 가고 싶으면 가는 것을 추천한다.
▷ 볼 거리: 나고야성, 노리타케의 숲, 지브리샵 등나고야 투어 버스는 매우 쉽게 이용이 가능하다. 문제는 주말에 타면 투어 버스가 시내버스 같은 형태라서 사람이 엄청 많이 붐빈다. 참고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나는 가지 않았는데 게로 온천도 많이 간다고 하니 잘 알아서 가보길 바란다. 그리고 지브리샵은 일본 어디든 다 있는 건진 모르겠지만 시내에 니기리 노 토쿠베 스시집 근처에 지브리샵이 있는데 거기서 캐리어에도 꽂을 수 있는 접이식 무민 캐릭터 배낭을 약 3만 원 가량에 사서 아직도 매우 잘 쓰고 있다. 그 외에 캐리어에 꽂을 수 있는 일반 보스턴 백 같은 것도 정말 싸다. 내가 이걸 말하는 이유는 나는 디자인과 재질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나일론으로 된 캐리어 접이식 보조 가방을 최저가로 18,000원에인가 사서 여길 갔는데 여기에 재질/디자인/바느질이 훨씬 좋은 게 2만 원 가량인 것을 보고 울분을 내뱉었다. 접이식 가방 살 거면 꼭 지브리샵에서 사길 바란다.
▷ 숙소: 나고야 메리어트 아소시아 호텔, 선루트 플라자 호텔
메리어트 호텔은 일 때문에 잡은 호텔이긴 했는데, 나고야에서 아마도 제일 좋은 호텔인 것으로 알고 있다. 역이나 백화점과도 모두 연결 되어 있고 호텔에 들어가서 거의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는 그런 스타일의 호텔이다. 역시 일본호텔이라 그리 넓지는 않지만 그래도 아무튼 매우 좋은 호텔임에는 틀림없다.
선루트 플라자 호텔은 평범한 비즈니스 호텔로 역시 일본에 있는 호텔이라 좁고 (그런데 일본 비즈니스 호텔은 모두가 그렇기 때문에 별 흠이 없음) 크게 나쁠 건 없었다. 대충 묵으려면 괜찮은 선택인 듯.
▷ 맛집: 나고야 메리어트 아소시아 호텔 내 일식집, 니기리 노 토쿠베, 야바톤
내가 평생 먹어본 것 중에 가장 맛있는게 나고야 메리어트 아소시아 호텔 내 일식집(역시 이름 기억 안 남)의 가장 고급 메뉴였다. 정말 비싼 메뉴였는데 역시 이런 건 한 번 먹어볼 만 하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엄청난 맛이었다. 자극적이어서가 아니라 이건 좋은 재료라고 계속 강조를 하는 듯한 맛의 울림이 있었고 무엇보다 기억 나는 건 송이버섯밥이었다. 아무 것도 안 넣고 송이버섯에서 약간의 흙 냄새까지 향으로 느껴지는 듯한 그 고급적인 느낌! 내 인생 음식이라고 단연코 말하고 싶다.
니기리 노 토쿠베에선 그냥 있을 때는 할아버지가 매우 힘이 없으시다가 주문만 들어오면 힘이나서 만드시는 기적의 야부리 스시를 먹고 '내가 지금까지 먹은 건 정말 스시가 아니었구나'하는 생각을 했었다. 나고야를 좋게 기억하게 된 1등 공신.
야바톤은 계속 못 가다가 공항 안에 비행기 수속하고 나서 들어갈 수 있는 공간에 있었던 것 같은데 솔직히 그 때 계속 뭘 먹은 상태라서 그냥 한 번 가기전에 먹어보자는 생각으로 먹었다가 역시 돈가스의 신세계를 경험했다. 내가 예전에 먹은 건 돈가스는 아니었다는 생각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내가 여태까지 태어나서 먹은 돈가스 중 정말 최고였음. 사실 정확히 말하면 미소가츠인데 전혀 그 우리가 생각하는 미소의 맛이 아닌 풍미가 작렬하는 맛이다.
그 외에 맛집 아닌 일반 식당에 가도 기시멘이나 테바사키는 먹을 수 있는데 전반적으로 나고야는 그냥 다 맛있음.
노리타케의 숲. 사실 전경보단 그릇 사러 가는 곳.
일본 후쿠오카 ★★★☆
개인적으로 일본을 완전히 쇼핑 및 식도락을 위해 가는 거라면 후쿠오카보다 나고야가 훨씬 나은 듯 하다. 후쿠오카보다는 나고야가 더 깨끗한 느낌적인 느낌이랄까. 물론 나고야보다 괜찮은 것도 몇 가지 있었지만 나는 순전히 온천이 있다는 유후인 때문에 간 거 였는데 게로 온천을 가보진 못했지만 나고야+게로 온천을 가는 게 더 나을 뻔 했다. 아니면 내가 거기에서 내가 원하는 만큼 못 다녀서 이렇게 생각하게 된 건지도.
▷ 볼 거리: 근처에 있는 유후인, 쿠시다 신사, 캐널시티 하카타 등의 여러 쇼핑몰 및 한큐백화점유후인은 그 관광객들이 다니는 대로가 있는데 구글맵 선생님께서 빨리 가기는 하나 마을 구석구석으로 가게 인도하셔서 그 관광객 거리를 못 가서 매우 아쉬웠다. 쇼핑몰은 뭐 다들 비슷한데 특히 한큐백화점은 tax refund할 때 1층인가 지하에서 코너에서 바로 환급해 준다! 이건 정말 신세계.
▷ 숙소: 유휴인몰(료칸), 호텔 선라인 하카타 에키마에
유후인에서는 유후인몰이라는 료칸을 갔는데 생각보다 료칸이 너무 비싸서 가성비 좋은 곳을 찾다가 가게 되었다. 방은 뭐 모르겠으나 방에 딸려있는 욕탕이 참 좋았고 가이세키 요리는 참 맛있었다. 엄마와 같이 간 여행이었는데 다른 건 얘기 잘 안 하시고 그 여관에서 식사는 삼시 세 끼 다르게 나온 거 참 맛있더라는 얘기를 가끔 하신다.
역시 일본에 가면 료칸 한 번은 가주는 게 좋은 듯.
이전에 나고야에서 선루트 호텔을 간적이 있었는데 선라인 호텔이 선루트 호텔이랑 같은 체인인지 알았다. 나고야 선루트도 나쁘지는 않았지만 선라인 호텔에선 더블룸에 묵었는데, 리뉴얼을 했다고 들어서 선택하게 됐었다. 화장실은 좁지만 생각보다 침대도 되게 크고 깨끗해서 여기는 다시 가도 괜찮을 것 같다. 무엇보다 마지막 날에 장대비가 오는데 호텔 직원 중 재일교포인지 한국어를 엄청 잘 하는 직원이 있었다. 그 직원이 우산 하나를 더 빌려줘서 매우매우 고마웠다.
▷ 맛집: 타츠미 스시, ~야로 끝나는 규동 체인점들 (이건 일본 전국에 존재)
유후인에서 하나노소바 맛있다고 올린 사람이 누군인지 진심으로 발본색원하여 한 대 때리고 싶었다. 아무래도 그걸 보고 하나 둘 가고 나서 나만 죽을 수 없다고 생각해서 계속 맛있다고 올리는 듯. 찾기 힘든 위치에 있어서 헤매고 헤매서 간 터라 엄마가 기억을 떠올릴 때마다 그 맛 더럽게 없는 곳으로 말씀하신다. 소바라고하면 간장 소스를 찍어서 슴슴하니 먹는 걸 생각하고 갔는데 엄청나게 짠 간장 소스를 면에 부어 먹는데 물 마시고 싶다는 생각 밖에 안 드는 맛이었다.
타츠미 스시는 야부리 스시도 아닌데 그걸 뛰어 넘은 맛이었다. 사실 후쿠오카에서 다시 한 번 가고 싶은 곳은 거의 이 곳 하나라고나 할까. 게다가 점심에 가면 양에 비해 가격이 정말 매우 감사하다. 더욱이 한국어를 잘 하시는 요리사님이 만들어 주셨는데 그래서 더욱 맛있었는지도. 그리고 하카타 라멘 스타디움에 가서 먹어도 참 맛있다던데 라멘 좋아하는데 못 먹어서 참 아쉬움.
그리고 말로만 들었던 몇몇 규동 체인점에 갔는데 내 기억으로는 스키야(맞나?)하고 요시노야를 갔던 것 같다. 도시락이 싸다고 하더니 별로 안 싸서 규동 체인점 갔더니 가격에 비해 참 맛있었다. 엄마에게 쉽게 설명하기 위해 우리 나라로 말하면 김밥천국 같은 데라고 했는데 엄마가 거기 김밥 천국은 우리 나라거보다 낫더라는 계속 그런 말씀을 하시고 계신다.
먹느라 멋있는 초밥들은 못 찍고 마지막 후식만 그럴싸하게 찍게 된 타츠미 스시에서의 사진.
지금까지 갔던 곳에 대한 평가 - 아시아 편을 마치며
이제 유럽 및 미주 지역도 이어서 쓰고자 한다. 왜 아시아 지역은 갈 때마다 그렇게 만족도가 큰 적이 많지 않았던 것일까. ㅠㅠ 앞으로는 아름다운 기억만 생겼으면 좋겠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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