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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다녀오면 남는 게 사진 뿐이라는데 나는 이상하게도 사진을 그리 많이 찍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가 전혀 남지 않는다. 다만 그곳이 참 아름다웠구나 하는 생각이 들 뿐이다.

다시 간다면 조금 불편하다 하더라도 진에어로 갈 것 같다. 4박 5일도 짧은 것처럼 느껴지는 건 다 대한항공 스케줄 때문이다. 다시 간다면 더 길게 천천히 다녀오면 정말 마음 속에 묵은 피로가 다 사라질 것 같다.

고기도 먹어본 놈이 잘 먹는다고, 여행 중에서도 혼자가는 여행은 아무나 알차게 할 수 있는 게 아닌 것 같다. 다만 나중에는 좀 더 여유있게 가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제주도에 갔으면 더 마음에 여유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역시 마음이 쫓기고 있을때는 어디를 간다하더라도 마음이 계속 쫓기게 되는 것 같다. 도피하다시피 여행을 가는 건 좋지 않은 것 같다.

지금 기억에 남는 괌은 다음과 같다.

하얏트
아... 수영장도 좋고 조용한 분위기도 좋고 또 호텔 앞 바다도 정말 마음에 들고 위치도 참 좋은데, 아무것도 가리지 않기로 널리 알려진 나인데 바우처로 계속 먹었던 라 미렌다 조식은...... 참 이상하게 일본식 미소국이 더 맛있었다는...

김치도 주는데 희한하게 외국에서 잘 익은 신 김치를 먹으니 의외였다.

차라리 예전에 조식이 별로라고 했던 마닐라에 있는 린덴 스위트가 더 나은듯하다. 하얏트 내 일식 레스토랑 니지도 가봤지만 음... 하드락 카페가 더 맛있을 듯 하다.

또 커피포트 같은 게 아니라 커피 드립기가 방마다 비치 되어있는데 컵에 따라 마시는 스타일이라서 컵라면 하나 끓여먹는데도 무지 힘들다. 나머지는 라운지에서 와이파이도 터지고 밥만 다른데서 다 먹는 거면 참 좋은 곳인 것 같다.

호텔 내 스파는 인기가 많아서 될 수 있으면 빨리 예약하는 게 좋은 것 같다. 예약해놓고 가면 간단히 작성하고 2층에 스파 전용 룸으로 데려간다. 마지막날에 마사지 받은 건 정말 잘 한 것 같다.


햇반과 컵라면

햇반은 안 파니까 챙겨가는 게 좋지만 컵라면은 거기에도 많으니까 별로 살 건 없는 것 같다. 전자렌지 없이 햇반 데우는 법은 지퍼백에 햇반을 약간 뜯어서 넣고 밀봉한다음에 수건으로 싸서 세면대에 커피 포트로 끓인 물을 붓고 10분 정도 넣어두면 된다는데 난 하얏트 커피 드립기로 그렇게 하는 건 불가능해서 그냥 뜨거운 물을 받아놓았는데...

거의 반나절은 걸리는 것 같은데 그렇게 퀄리티는 좋지 않으니 데워먹는다는 것에만 의의를 두면 될 것 같다.


스노쿨링
스노쿨링은 의외로 어렵지 않으니 굳이 여행사 선택으로 해서 하지 말고 각 호텔 앞 바다에 ISA에서 운영하는 대여소에서 스노쿨링 장비를 빌리는 게 더 금액도 적고 시간도 훨씬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선베드랑 파라솔도 같이 묶어서 빌릴 수 있다.

기타 준비물
아쿠아 슈즈는 바다를 많이 걸을 계획이라면 저렴한 걸 하나 사도 좋을 것 같다. 정말 듣던대로 괌 모래는 참 걷기에 부드러운 것과는 거리가 있었다. 나는 괜찮았지만 잘못하면 찔릴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렇지만 수심은 정말 좋은 것 같다. 아기들도 놀 수 있을만큼의 얕은 수심이라 그냥 마냥 걷기에도 참 좋다.

쇼핑
운전도 못 하니 시내에 있는 호텔로 잡은 거였는데 정말 시내와 너무 가까운 거리여서 참 편했다. DFS갤러리아와 투몬 샌드 프라자는 참 가까운데 명품 위주라 별로 와닿지는 않았다. 가이드 분 말로는 마이크로네시아 몰에 가면 아이들 폴로 티셔츠가 8달러씩 한다고 하는데 귀찮아서 가지 않았다. 역시 귀찮아서 근처 ABC마트에서 샀는데 역시 괌에서는 많이 사려면 K마트를 가야하는 것 같다.

나중에 온다면 데러올 아기들이 있을 때 오면 참 재밌을 것 같다. 그리고 수영을 할 수 있을 때 오면 더 재밌을 것 같다. 나이가 어린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완전히 힘든 곳을 간 것도 아니건만 아직도 여행에 대한 경험도 여유도 많이 부족한 것 같다.

마음을 채워오는 여행을 하려면 내 마음을 채우는 것부터 먼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이 아쉽지만 그래도 그만큼 마음에 남을만한 여행이었다. 언젠가는 내 마음도 꽉 채워져서 정말 여행을 가서 내 마음을 모두 내려놓고 올 수 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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