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완벽하진 않아도 귀여운 '아빠가 여자를 좋아해'

아빠가 여자를 좋아해 - 이광재

 참 색다른 소재다. 그렇지만 한 번도 보지 못했던 것은 아니다. 지금은 '여자'인 트랜스젠더가 어떤 남자애의 아빠였다는 설정이 말이다. 기억이 안 난다고? 당신이 프렌즈를 봤다면 모른다고 할 리가 없는데.

챈들러의 아빠는 엄마라고 하기도 그렇고 아빠라고 하기도..

  물론 그 때도 이렇게도 심각한 소재를 가지고 코믹하게 풀어냈었지만 말이다. 어떻게 보면 말로 설명하기 힘든 이런 소재를 특별한 웃음을 위한 소재로 편안하게 풀어가는 게 이 영화의 큰 묘미다.

 영특하고 시니컬한 것 같지만 엉뚱하고 사실은 여린 유빈이, 여자로 밀당에 빠져있다가 그래도 아빠로서 책임을 보이려는 지현, 사랑에 순수한 준서, 진심으로 유빈이를 사랑하는 준비된 새 아빠 민규, 똑똑한 엄마 보영까지 모두가 아기자기하다.

 그렇지만 아기자기 하다는 게 이 영화의 장점이자 단점이다. 아기자기하긴 하지만 한 방은 매우 찾기 힘든 영화인 것이다.

 사실 이 영화는 영화의 매력을 제일 많이 살려주는 이나영과 닮은 영화 같다. 조용하고 차분한 것 같지만 의외로 다이나믹하고 보면 볼 수록 빠지는 영화란 생각이 든다. 나오는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이어지는 흡입력을 바라는 사람에게는 조금 아쉬울 수 있겠다.

 결말이 아니라 과정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이나영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놓치지 않길 바란다.

P.S. 이나영 때문에 매력이 배가 된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