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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림받은 남파공작원과 본의 아니게 정리해고당한 전 국정원 요원. 이 한 줄만 들어도 무언가 엄청난 일이 일어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게 사실이다.
그렇지만 기대보다 엄청 스펙타클하지는 않은 영화 같다. 대개 이런 소재의 영화들은 스토리보다 몇몇 액션, 폭발 신에 더욱 공을 들인 것 같이 보일 때가 있다. 그렇지만 의형제는 몇몇 감독의 취향으로는 만화적으로 처리할 만한 장면들에서 그런 게 아니라 그냥 우리 동네 근처 아파트에서 이런 일들이 일어난다면 정말 이런 기분이겠다는 생각이 들도록 화면을 채웠다.
의형제는 듣기만해도 왠지 얼굴이 굳어지는, 한 민족이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남북으로 대치하고 있다는 상황에서 벗어나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이야기가 중심이다. 초등학교 때 아직도 반공교육 비슷한 책자를 봤던 것이 기억에 남아있는데 아직 내가 그렇게 나이 들었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그래도 참 세월이 많이 변했다는 생각이 든다.
내 생각엔 이념이라는 것이 가장 아무렇지 않은 것이기도 하고 가장 큰 무언가가 될 수 있는 것이지만 그 틀 안에 있을 뿐이지 그 안의 사람들은 모두 공통분모를 품고 살아가는 것 같다. 의형제의 장점은 그 점을 억지스럽지 않게 이끌어냈다는 것일 것이다.
물론 이런 내용을 마음에 와닿는, 어떤 사람의 이야기로 보이게 한 것은 송강호의 연기가 가장 일등공신이요, 이미지보다는 캐릭터를 이해하고 보여주려한 강동원이 큰 역할을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얼핏 험악해보이는 소재보다 아기자기하고, 스펙터클하진 않지만 가슴이 뜨거운 영화, 그게 바로 의형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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