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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우치는 재미있다. 비록 아바타가 지금 1등이다 하더라도 그렇다가 전우치가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하는 건 지나친 비약이다.


기존의 영웅들 VS 전우치

지금까지 봐왔던 우리의 영웅들은 대개 너무 심각했다. 죄책감에 시달리고, 자기의 잘못 때문에 누군가를 잃기도 하고 착한 사람이란 틀 안에서 끊임없이 고민했다.

그러나 전우치는 그렇지 않다. 자기가 남보다 잘난 걸 인지하고 있고 그걸 세상에 뽐내려고 애쓴다. 근데 이상하게도 재수없게 보이질 않는다. 어쩌면 누구나 다 그만한 능력이 있다면 보여주고 싶지 않을까. 어쩌면 그동안의 영웅들은 당연한 걸 일부러 착한 사람이란 타이틀 때문에 외면해온 건지도 모르겠다.

사실 전우치가 여지껏 봐왔던 영웅들과 다른 건 근본적으로 그가 ‘세상’이 아닌 자기 자신을 위해 살기 때문이다. 의적 행세를 하지만, 백성들을 돕기 위해서가 아니라 저잣거리에서 ‘전우치님’이라는 소리를 듣기 위해서 하기 때문이다. 그는 최고의 도사가 되길 꿈꾸지, 남을 위해 희생하려는 생각은 추호도 없다. 전우치라는 캐릭터가 생동감 넘치는 것은 바로 여기에 있다.

이전까지의 영웅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신의 모습을 닮았다면, 전우치는 까부는 인간의 모습을 갖고 있다. 실은, 전우치는 영웅이 아니라 영웅이 아닌 유명인을 꿈꾸는, 신나는 걸 좋아하는 재밌는 소년일 뿐이다.


거기에 의외의 순진함은 보너스.

살아 숨 쉬는 캐릭터 VS 무언가 조밀하지 않은 스토리

전우치 말고도 저마다 모두 강한 캐릭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캐릭터의 힘이 전우치를 끝까지 이끌고 간다. 그렇지만 캐릭터를 이끌어 줄 스토리가 타이트하지 않고 약간은 설렁하다는 느낌이 든다. ‘얘기가 산으로 가네’ 이런 느낌이라는 게 아니라, 캐릭터가 행동하는 데 있어서 부연 설명이 부실하다는 느낌이다.

아니면 원래 설명하는 게 많았는데 거치적거려서 잘라버린 건가 하는 느낌이다. 위의 추측에 대해서 진실은 알 수 없으나 그런 부분들이 전우치에 대해 아쉬운 평을 하는 사람들의 심리가 아닌 가 싶다.

마음을 비우면 되는 것일뿐

난 명작 아니면 안 본다든지, 범작 이상의 작품에서도 꼬치꼬치 문제점 지적하느라 정신 없는 사람이라면 전우치는 그렇게 만족스럽지 못한 작품이 될 것이다.

그러나 1%의 어떤 것이라도 마음에 들면 좋다고 평가하는 나같은 단순한 낙관론자라면, 전우치는 분명히 만족을 줄 것이다. 어차피 모두가 장동건을 좋아하는 건 아니니까. 전우치처럼 마음을 비우고 그저 즐기면 되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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