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솔직히 기대하지 않았다. 제임스 카메론을 떠나서 기술적으로 완성된 영화에 흥분한 영화는 오로지 범블비와 옵티머스 프라임이 있었던 '트랜스포머'외에는 찾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파란색의 나비족도 왠지 무엇인가 거리감이 느껴졌고 불편했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보지 않았다면 거짓말을 조금 더 보태 평생 후회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물론 이 영화는 모두가 이미 아는 내용을 담고 있다. 수많은 클리셰를 한 번으로 모아 다시 내놓은 것 같다. 그러나 이렇게 새로운 내용의 영화도 또한 처음이다.


외계의 세계에 대한 감정이입

 아바타는 그 전까지 모든 영화와 역사가 가지고 있었던 클리셰를 모두 가지고 있지만 클리셰만으로 새로운 세계는 완성되지 않는다. 아바타가 가진 큰 힘은 바로 거기에 있다. 익숙하지만 지루하지 않고 익숙하다는 것을 깨닫기 전에 이미 영화 속에 깊이 매료되어 영화가 끝나고서야 그 사실을 깨닫는다는 것이다.

 설마설마 했건만 나는 제이크 설리가 네이티리를 사랑하게 된다는 시퀀스까지 이해해버렸다. 물론 이 세상에는 이해가 가지 않거나 독특한 일들이 많이 펼쳐지지만, 지구인이 외계 종족이 되어 그들과 깊이 교감하고 자신의 멘토였던 외계 여성을 사랑하게 되는 그 과정을 마음으로 느끼게 된다는 것이, 그리고 그것이 매우 이상한 상황인데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여진다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는 이 영화를 봤을 때만 알 수 있을 것이다.


현실을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의 영상

 제이크 설리는 나비 족 안에서 생활하게 되면서 자신의 자아에 있어 흔들림을 느낀다. 나비 족과의 생활이 더욱 더 생생하고 진실로 느껴지고, 그러면서 다리가 불편한 자신의 모습이 오버랩된다. 아바타를 보고 있으면 그러한 감정을 관객들이 느낄 수 있게 된다. 내가 있는 세계가 판도라 같고, 외계의 세계가 지구인 것 같은 착각마저 들 정도로 판도라는 위험하면서도 그 만큼 아름답고 매력적이다.


과거의 세계에게 보내는 우화

 마치 노리기라도 한 듯 나비족은 아프리카의 부족에서 따온 것 같은 의상을 입고 있다. 그들은 영적인 흐름과 가치에 중심을 둔 반면 지구에서 온 인간들은 지성적이고 이성적인 체 하지만 욕심을 위해 모든 것을 파괴하려 한다. 가상적인 외계의 이야기 인데도 마치 어디선가 본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과거 지구의 비극을 외계에서 되풀이 하고 있는 것이다. 나비 족은 인간이 잃어버린 순수함을 지니고 있다. 동물에 빗대어 인간들의 얘기를 꼬집듯이, 아바타는 과거의 세계에서 있었던 잔인한 이야기들에 대해서, 혹은 지금도 일어나고 있을지 모르는 이야기들에 대한 우화로도 보인다. 인간이 어떻게 동족을 배신하고 나비족을 위해서 싸울 수 있을까 반문할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실제로도 그런 일은 일어나고 있다. 단지 상대가 나비족이 아닌 인간일 뿐이지. 죄없는 사람들이 나비족으로 바뀐 것 뿐이다.


결론은

  이미 우리는 영화의 답을 알고 있다. 그렇지만 이 영화는 우리가 알고 있는 그런 영화는 아니다. 한 마디로, 당신이 이 영화를 봤을 때만 이 느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반응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