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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의 글은 행정절차에 미숙하여 우리 회사 웹진에서 거절된 글을 굳이 재활용하여 뒷북으로 블로그에 포스팅하는 것을 밝히고자 한다.
그래도 뭐, 조금은 새로운 음식을 도전해보고 싶은 이라면 추천할 만한 식당인 건 맞는 것 같다.
추천하고 싶은 식당은 생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스웨덴식 레스토랑인 ‘헴라갓’인데, 알게 된 계기가 약간 복잡하다.
여러 활동에 관심이 많은 후배가 있는데 일단 그 후배가 Cine맛이라는 걸 같이 가보지 않겠냐고 추천해 줬고, 그 행사에서 알게 된 곳이다.
간단히 얘기하자면 Cine맛은 국내의 다양한 정통 외국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식당을 소개하는 걸로 유명한 타드 샘플 씨가 주최하는 행사로, 음식과 관련된 영화를 보고 난 뒤에 외국인 셰프님이 만들어 주신 점심 도시락을 다 같이 맛있게 먹은 뒤 그날 본 영화와 먹은 음식에 대해 다 같이 이야기를 나누는 그런 행사다. 관심 있는 분들은 지금도 타드 샘플 씨 인스타나 페이스북에서 계속 행사가 공지되고 있고, 소셜다이닝도 자주 진행하니 한 번 가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사실 그 때 본 영화는 아주 열정적인 주인장이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노르웨이 식당에 대한 다큐멘터리였는데 아무래도 국내에서 노르웨이식은 힘들었던지 스칸디나비아라는 틀로 묶어서 점심엔 스웨덴 음식을 나눠주었는데, 거기서 ‘헴라갓’을 알게 되었다.
서두가 약간 길어졌는데, 그럼 본격적으로 헴라갓에 대해서 얘기해보고자 한다.
회현역에서 10분 정도 떨어진 위치에 있는데 난 워낙 길치라 그런지 다 도착해서 정확한 위치를 찾아가는데 약간은 헤맸던 것 같다.
그림처럼 걸어 가는 길에 남산이 반겨주고, 오른쪽 그림처럼 가게 자체는 보이는 것처럼 아담한 가게다.
헴라갓은 남편인 스웨덴 셰프님과 한국인 사장님 부부가 함께 운영하는 식당으로, 이전에 셰프님이 말씀하시기론 스웨덴 음식은 처음부터 끝까지 ‘청어, 청어, 청어’가 전부라고 하셨다. 스웨덴에서 절인 청어를 가져오면 그 맛이 제대로 나지 않아 한국산 청어를 구해서 직접 절여서 청어를 만드셔서 주시는 것이라고 들었는데 절인 청어를 직접 만드는 게 매우 어렵다고 말씀하시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본인이 추구하는 건 스웨덴 가정식이라고 하셨었다.
점심에는 2시까지만 운영하기 때문에 예약은 1시까지 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씀해 주셔서 사람이 너무 많지는 않을까 걱정했는데, 이상하게도 2시가 될 때까지 그 작은 식당에 나와 후배 밖에는 없어서 조금은 당황스러웠다. 다만 칼같이 운영하시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전화로 사전 예약 후 가는 게 좋을 것 같다. 사전 예약을 해야 갈 수 있는 곳이면 예를 많이 차리는 분위기일까 싶어 약간 걱정했는데 셰프님, 사장님 모두 매우 친절하시고 가벼운 마음으로 가면 될 것 같다.
내가 간 날은 서울에서 몇 안 되는 미세먼지가 없고 맑은 날이라 N타워를 감상하면서 식사를 할 수 있었던 아주 드문 날이었다.
나와 후배는 일단 예전에 청어 맛을 한 번 보고 청어를 목적으로 이 식당에 방문했기 때문에 당연히 청어가 많아 보이는 ‘어브스먹닝스 메뉘 메드 씰 오크 스카겐 살라드’를 시켰다. 이름을 도저히 기억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역시 메뉴를 찍어 놓길 잘한 것 같다. 이름은 좀 긴데 스타터로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혹시나 해서 말하는 건데 나도 이전에 먹어 보기 전엔 무의식적으로 청어가 비릴 거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전혀 비리지 않다는 걸 얘기해주고 싶다.
그리고 맛을 좀 아는 후배가 그라브락스라는 것이 우리가 흔히 아는 연어 회도 아니고 연어 샐러드도 아닌 연어가 나름대로 희한한 식감이 나는 음식이라고 추천해서 그라브락스를 같이 시켰다.
(점심 메뉴를 시키면 수프도 나오고, 후식으로 차도 나오지만 수프와 차는 과감히 생략했다.)
왼쪽이 그라브락스, 오른쪽이 (이름이 긴) 그 살라드인데 인스타 각이 절로 나온다. 양이 많지 않아 보이지만 같이 나오는 귀리빵이 딱딱해서 인지 아니면 어떤 특유의 성분인지 생각보다 꽤 배가 부르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생소한 음식이기 때문에 여러 추측을 하면서 이 얘기 저 얘기하고 있으니 스웨덴 셰프님이 오셔서 영어로 귀리빵 위에, 그라브락스와 청어를 올려 같이 먹으면 스웨덴 사람들은 행복해한다는 그런 팁을 주셨다.
그래서 말씀해 주신대로 위의 그림처럼 먹어보니 스웨덴 사람은 아니지만 나름대로의 행복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음식은 전체적으로 느끼하지 않고, 깔끔하면서도 자연 그대로의 맛을 살리려고 한 노력이 느껴졌다. 이상하게 새로우면서도 또 익숙한 느낌이랄까. ‘딜’이라는 허브를 많이 쓴 것 같은데 난 개인적으로 딜이 제 입맛에 맞는 것 같다.
그리고 술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스웨덴 슈냅스도 같이 맛볼 수가 있다. 시키면 작은 잔에 나오는데 도수가 꽤 높다.
종류가 정말 다양해서 결정하기가 힘들 정도라 나처럼 잘 모르면 사장님께 여쭤보는 게 좋을 것 같다. 사실 난 아무 생각 없이 한 번 마셔볼까 해서 가벼운 마음으로 시켰건만, 술을 즐기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당시 감기 기운이 있어서 한 잔을 다 비울 수 없던 게 아쉬울 정도였다. 도수가 상당하지만 독하기보다는 뒷맛이 깔끔한 느낌이다. 같이 간 후배가 물어보니 셰프님이 스웨덴에서 직접 수입해서 주시는 거라고 말씀해 주셨었다.
이 글을 읽은 후 그래서 청어는 어떤 맛일지 궁금하다면, 헴라갓에 가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정보]
헴라갓
서울 중구 소공로 35 남산롯데캐슬아이리스 123호
02-318-3335
(오후 2시-5시 30분까지는 운영하지 않으므로 주의)
*참고로 제 돈 주고 갔다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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