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 직장생활백서 카테고리 내의 다른 글도 그러하지만 이 글의 경우 필자의 개인적인 판단이나 의견 및 경험이 다수인 상황이므로 어느 순간에나 적절할 필터링으로 적용할 것을 권합니다.


이제 직종도 정했고, 지원할 회사도 정했다면 이력서 및 자기소개서를 써야 한다. 일단 회사에 따라서 컨셉을 달리 해야 한다. 하기에 있는 사항들이 일부 재수없는 항목이 있을 수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작성한 사항이니 하기 사항은 경우에 따라 참고만 하길 바란다.



국내사


국내사의 경우 대부분 홈페이지에 회사별 양식이 있어서 우리가 인터넷에 회원으로 가입할 때처럼 빈 칸을 채워서 지원하는 형식으로 된 경우가 많다. 국내사는 정말 많은 정보를 요구하는데 가족 뿐만 아니라 시력 및 체중, 군필 여부까지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더욱이 본적까지 요구하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 쓸 때마다 '이건 왜 필요한가' 싶기도 하고 매번 기억이 안 나서 부모님한테 물어보곤 할 정도다. 이미 형식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내가 꼭 말하고 싶은 수상 사항 등을 한 곳에 다 기입하기가 힘들 때도 있으므로 자소서에 녹여내는 등의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대부분 해당 데이터베이스는 외부 업체를 통해서 만들어지는데, 해당 데이터베이스에서 너무 무섭게도 영어 성적이나 학점에 따라서 자동으로 점수를 매기는 경우도 있으니 점수 관련 부분에 오타가 났는지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더러 경력직의 경우는 이력서나 자기소개서 말고도 경력기술서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외자사


외자사 및 국내 일부 회사의 경우 자유 형식으로 이력서를 받는 경우가 많다. 말 그대로 자유 형식이기 때문에 자기소개서를 안 써도 상관 없을 수 있다. 대부분 국문 이력서+자기소개서+영문 이력서+커버레터를 제출하는데, 영문 이력서 및 커버레터가 매우 문제다. 예전에 나도 영문 이력서를 어떻게 써야 할 지 골머리를 꽤나 썩였는데, 그래서 썼던 글이 바로 이것이다. (http://sages.tistory.com/149


그렇지만 이제보니 영문 이력서는 솔직히 어려울 것이 없는 게 형식이 다르긴 하지만 일반적인 내용이고 해당 항목에 내용을 채우기만 하면 된다. 정말 문제는 커버레터를 어떻게 작성하느냐다. 커버레터는 너무 길게 쓰면 좋지 않고 이력서에 미처 적지 못한 자기 자신의 모습을 녹여내야 하는데, 이게 말 그대로 자유형식이기 때문에 쉽지가 않다. 


다만 내가 영문 이력서 및 커버레터를 쓸 때와 지금과는 하나의 큰 차이가 있다. 바로 '구글'이 있다는 것이다. 구글에 해당 직종의 이름 및 커버레터라고 영문으로 검색하면 지금까지 해당 직종으로 근무하려고 써 놓은 수 많은 커버레터가 검색된다. 영문 이력서 형식도 이렇게 찾으면 되지만, 영문 이력서 정도는 네이버에서도 쉽게 확인 가능하다.


그렇다고 해도 구글로 찾은 커버레터를 바로 Ctrl+C, Ctrl+V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해당 내용을 참고해서 어느 정도 표현만 빌려와야 한다. 그대로 쓰는 경우 커버레터에는 개인적인 내용이 많기 때문에 나와 전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가능하다면 마인드맵이라든가 한 눈에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보여주는 것이나 지금까지 준비했던 사항 혹은 내가 왜 이 회사나 직종에 적합한 사람인지를 정리해서 넣거나 하는 것도 눈에 띌 수 있는 방법이다. 



실수 방지 대책


나는 입사 후 여러 사람들의 지원서를 읽으면서 그 사람들에게서 보았던 여러 안타까움과 동시에 내가 예전에 어떤 것을 잘못했는지 깨닫게 되었다. 하기 사항을 꼭 유의하기 바란다.


회사 이름 및 직종 확인

요새 하도 취직이 힘들다 보니 같은 내용을 가지고 여러 회사에 지원을 많이 하는 경우가 생긴다. 그렇게 하는 것까지는 괜찮은데, 직종에 전공도 적합하고, 자기소개서 내용도 괜찮고 여러모로 괜찮은 지원자인데 회사이름을 떡하니 경쟁사 이름을 써두었다던가 해서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아무리 괜찮은 지원자라고 해도 자신의 이력서를 이렇게 틀릴 정도인데 회사에 와서도 그런 실수를 동일하게 하게 될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에 합격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요새는 대부분 이력서를 수정 가능한 경우가 많으니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신세타령 금지

내가 다른 사람들의 이력서를 보고 놀란 것이 자신이 실패한 경험을 많은 부분을 할애해서 써놓은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이게 왜 좋지 않은가 하면, 예를 한 번 들어보자.


저는 입시에 실패한 후 저 자신에게 많은 실망을 했습니다. 이후에 들어가게 된 대학에서도 제가 원했던 방향과 달라서인지 여러 모로 힘에 부칠 때도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여기에서 포기할 수는 없었고 노력해서 결국은 졸업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제가 원했던 방향에 대한 미련이 많았고 다시 가고 싶었던 곳에 지난 3년간 시험 준비를 했지만 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이런 과정이 앞으로 이 곳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만나기 위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하고, 개인적으로 제 삶을 되돌아보는 기회가 된 것 같습니다.


어떤 기분이 느껴지는가? 만약 감이 오지 않는다면 위의 글을 남녀 사이의 글로 해석한 글을 보자.


A: 내가 예전에 좋아하던 오빠가 있었어. 근데 내가 그렇게 쫓아다녔는데도 나 완전 싫어하더라? 그래서 결국 나 좋다는 애를 만났는데 그래도 싫고 짜증내면서 그냥 만났어.

B: (그래서 어쩌라고)

A: 다시 그 오빠한테 들이댔는데 역시 안 될 건 안 되더라. 근데 괜찮은 것 같아. 그 오빠 안 만난게 다 널 만나려고 그런 것 같아!

B: (떡 줄 놈은 생각도 안 하는데 혼자서 김칫국 드링킹이네, 내가 꿩 대신 닭이냐?)


나도 어느 정도 내 실패에 대한 사항을 바탕으로 자기소개서에 많이 썼던 것 같은데 여러 사람들의 자기소개서를 보고 정말 많은 사람들이 저런 내용을 써 놓아서 놀랐다! 물론 이 사회가 우리를 낙담시키는데 한몫한 것 같지만 자기소개서는 신세 한탄의 장이 아니라 내가 귀사에 적합한 사람이니 꼭 뽑아달라는 목적을 가지고 있는 문서다. 긍정적인 이미지만 전달해 줘도 모자랄 판에 부정적인 느낌만 넘실대고 있다. 되도록 성공적인 경험을 쓰는 게 좋지만 저런 좌절의 경험이 너무나 큰 의미를 주기 때문에 굳이 꼭 쓰고 싶다면 이런 식으로 썼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저는 첫 입시에 제가 원하는 길을 바로 가지는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포기하지 않고 제가 원하는 길을 가기 위해서 무척이나 노력했고 그 기억이 힘들었지만 제 삶에 큰 원동력이 된 것 같습니다. 대학교에서 여러 모로 힘들 때도 있었지만 힘들었던 만큼 제가 어느 곳에 가든지 모든 것을 해낼 수 있단 자신감을 심어준 것 같습니다. 저는 언제나 제가 원하는 것에 도전해 왔고, 힘든 상황이 있다고 하더라도 좌절은 있어도 물러서진 않았습니다. 제가 귀사에서 일하게 된다면 언제나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알바 및 특이 사항 자랑

정말 이런 사람이 있을까 싶지만 정말 그런 사람이 있다! 내가 고깃집에서 알바를 했는데 인정을 받았다든지, 혹은 엄청 특이한 알바를 했다든지하는 것을 자기소개서가 아니라 이력서에 이력으로 쓰는 경우도 봤다! 임상시험 관련해서 인턴을 했다든가 한다면 모르겠지만 직종과 전혀 상관 없는 알바를 했던 경험을 줄줄 써놓는다면 그 생뚱맞음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알바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는 술자리나 혹은 친구들끼리 친밀감을 높이는 자리에서 말하길 바란다. 


또 노래자랑이나 춤대회에서 1등을 했다든가 하는 것도 이력서에 적절하지는 않다. 해당 업무가 관련이 되어 있으면 모르겠지만 노래 잘 해서 입사하는 것은 아니니 말이다.


나도 이런 것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는 것이, 예전에 나도 스펙이 너무 너무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내 커버레터와 이력서에 이 블로그를 운영하는 것에 대해서 썼었다! 그 때 알라딘에서 우수 블로그로 선정이 되었었는데 그런 쓸데없는 걸 썼다. 그 때는 무려 이 블로그에 임상시험 카테고리도 없었다. 예전 이력서와 커버레터를 보면 그 당시에는 매우 열정적으로 정성껏 써서 뿌듯한 마음이 많았는데 지금 보면 손발이 오글락 토글락 하는 것들이 많다.


스펙이 없다고 해도 굳이 쓸 필요 없는 것까지 써서 긁어 부스럼 만들지 말고 직종 및 회사에 맞추어 작성하길 바란다.


빈 칸으로 제출 혹은 너무 적은 분량

다른 건 다 괜찮은데 아예 처음부터 끝까지 빈 칸으로 제출하거나, 아니면 500자 넘게 쓰도록 한 공간에 한 줄 정도만 성의 없이 쓴 경우도 많다. 아마 지원을 철회하고 싶은데 어쩔 수 없이 기록이 남아서 그런 사람이 많을 테지만, 괜히 이런 거 남기지 말고 지원 안 하는게 좋다. 혹시 그 회사에 다음 기회에 그 회사에 지원하겠다는 마음이 생겨도 이미 떨어진 기록이 남을 수 있다. 아무리 하버드 할아버지 대학교를 나왔어도 빈 칸으로 내면 합격은 안 된다.


직무와 관련 있는 내용 기술: 누구든 알 수 있게 기술

신세타령도 없고, 빈 칸도 없고, 전공도 맞고 다 괜찮은데 특히 석사 이상인 경우 자신이 진행한 연구에 대해서 지나치게 깊게 작성한 경우가 많다. 어떤 세포를 어떻게 연구 했는지, 어떤 걸 분석했는지, 내가 썼던 논문 제목과 데이터를 만들 때 어떤 기계를 써서 결과를 냈는지 등등. 경력기술서에서 이런 걸 쓰라고 하는 경우도 있지만 거의 반 페이지를 그렇게 써 놓으면 그게 뭔지 잘 모른다.


만약 해당 회사에 당뇨를 적응증으로 하는 약이 있는데 당뇨에 대한 연구를 했다든가 하면 모르겠는데 그게 아니라면 연구소에 취직할 것 아니면 이런 식의 글은 그 사람이 적절하는지를 파악하는데 도움이 안 된다. 왜냐하면 입사해서 논문을 쓰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목표로 하는 게 Medical Writer라면 논문을 작성하는데 여러 reference 들을 살펴본 적이 많아서 앞으로 문서 작성시 reference에 대한 검토를 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라든지, 아니면 CRA를 목표로 하는 경우 논문 준비하면서 임상시험을 접해 볼 기회가 있었고 그 때 여러 연구자나 연구간호사와 업무를 하게 되어서 자신이 있다든지 이런 식으로 미리 그 직종에 대해서 알고 연결성이 있게 써야지 연구를 열심히 한 것은 알겠지만 너무 전공 지식이 팍팍 묻어나게 써 놓으면 같은 전공자가 아니면 무슨 말인지 잘 모른다.


이력서를 맨 처음 보는 사람은 실무진이 아니라 해당 회사의 인사팀인 경우가 많다. 인사팀은 실무자가 아니기 때문에 일반적인 관점에서 보게 된다. 그래서 어느 누가 봐도 알 수 있도록 기재해야 하고, 약어는 풀어서 쓰거나, 해당 과정에 대해서 괄호로 상세 설명을 해 놓는 것이 중요하다. 했던 일을 열심히 써 놓으면 그래도 열심히 했겠다는 생각은 들 수 있는데 그 이상의 인상은 주기 어렵다.


너무 길게 쓰지 말 것

우리나라 사람들이 야근을 많이 하는 건 아마 길게 하는 것이 곧 성실성과 성의를 보여준다고 여겨서 그런 건 아닐까 하고 생각하곤 한다. 그래서 쉽게 빠질 수 있는 함정이 너무 길게 쓰는 것이다. 만약 충분한 분량을 기재하도록 이미 배려한 경우라면 그렇게 꼭 많이 채울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그걸 읽을 대상은 바로 '사람'이고 나에게는 일생일대의 중요한 순간이지만 당신의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읽는 사람에게는 그저 몇 분 안에 읽어야 할 잠깐의 일일 뿐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당신 하나만을 배려할 여유는 없다.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길면 짜증난다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인사팀 및 면접관의 입장에 맞추어 쓰는 것


위의 실수방지 대책은 사실 철저히 내 관점에서 여러 사람들의 이력서 및 자기소개서에서 아쉬웠던 사항들을 써 놓은 것이다. 위의 사항은 나의 관점일 뿐이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나는 몇 가지는 부족하지만 누구보다도 잘 할 자신이 있어, 누군가는 꼭 알아 줄 거야!'라는 순진한 생각보다 문서를 처음 보게 될 인사팀이나 면접관 (특히 실무진)의 입장에 서서 내가 인사팀이나 면접관이라면 어떤 글이 좋을까 지속적으로 생각하면서 써 보는 것이다. 요새는 인터넷에 어느 회사에 붙은 누군가의 이력서도 쉽게 조회가 가능하니 그런 것도 확인해 보는 것이 좋겠다.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도 괜찮은 것 같다라는 평을 들을 정도의 이력서나 자기 소개서라면, 일단 어느 정도는 괜찮은 것이다. 만약 그런 정도인데도 계속 합격이 되지 않는다면, 그건 당신보다는 다른 여러 가지 요소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 (해당 사항은 면접 관련 글에서 작성예정)


깔끔하면서도 명확하게 내가 얼마나 가치있는 사람인지 잘 쓴 이력서와 자기소개서가 있다면 반절의 성공이라고 할 수 있다.

반응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