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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딘가에서 언뜻 제목을 본 것 같기도 하고 표지에 보니 흩어진 가족이 모여서 영화를 찍는다고 써 있길래 조금 뜨끈뜨끈한 소설인가보다 하고 집어든 소설이었으나, 뜨끈뜨끈하거나 저편에 있는 내 감성을 자극하는 류의 소설은 아니었다.

 확실히 소설 속의 주인공은 소설가 자신을 어느 부분이라도 닮는 것같다. 꼭 소설가랑 닮지 않더라도, 소설가 주변의 인물이든지 주변에서 접할 수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닮는다. 가족 시네마에서도 그렇고, 한 여자에서도 그렇고, 그림자 없는 풍경에서도 그렇고 전부다 유미리의 모습이라고 단정지어서 말 할 수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녀의 모습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

 가끔보면 알 수 없는 말로 떡칠을 해놓은 글들이 있다. 예전에는 그런 글을 무척이나 심오하다고 느껴서 좋아하고, 아니 좋아하는 척 했지만 지금은 그런 글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소박하고 담백한 글이 좋다. 가족 시네마는 그리 어렵다고는 생각되지 않았지만 다 읽고 나서도 몇 번을 들추어 봐야했다. 어려운 것은 아니라고 한다 해도 쉬운 것도 아니었다. 나중에 보니 글에서 나타내고자 한 상관관계를 내가 제대로 쫓아가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유미리가 단순히 신세타령이나 하는 글을 썼다면 상을 탈 정도의 작가는 절대 되지 못했을 것이다. 유미리는 자신이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현대의 가족을 실질적으로 조명하고, 가족이라는 구조 속에서도 그 안에 있는 개인을 잘 나타냈기 때문에 칭찬을 받는 작가가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책이었다. 그렇지만 내 타입은 아닌 것 같다.

 내 타입이라고 말할 수 있는 책이 몇 권이나 될 지는 잘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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