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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을 카테고리 중에 만화경에 올릴까, 아니면 에세이에 올릴까 고민을 하다가 에세이에 올리기로 결심했다.(물론 카테고리 분류는 나 혼자서 신경쓰는 것이긴 하지만 말이다.) 이 글이 만화경에 올릴 만한 소재이지만 내가 알고 있는 수준 자체가 아주 낮은 관계로 만화경에 올리기보다는 지금 내가 알고있는 것에 대한 느낌을 쓰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에세이에 더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뭐라뭐라 설명한다면 아는 사람들이 보면 우스워 보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나를 사탕 가게 앞 어린 아이처럼 만들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덜덜 떨리도록 무서워보이는 요즘의 인터넷 세상에 대해서 말해보려고 한다. 사실 다 아는 내용인데 너무 크게 얘기하는 것 같기도 하다.


 

지금도 나는 내 정보를 흘리고 있다


 지금 아무렇지 않게 이렇게 블로그에 포스팅을 하고 있는 지금도 나는 내 정보를 이 블로그에 흘리고 있는 셈이다. 여기엔 내 이름도 없고, 내가 어디 사는지, 내 아이디와 비밀 번호가 무엇인지 등의 기록은 없다. 그러나 그것들을 추측할 수 있는 개인 정보가 매우 많다. 내가 직접 말로 하기엔 무서워서 못하겠지만, 예를 들어 내가 어떤 영화를 보았는지, 어떤 책을 읽었는지 알 수도 있고 지금 내가 어떤 것에 관심이 있는가에 대해선 쉽게 알 수 있다. 만약 나에게 악감정이 있든 아니든 간에 약간의 호기심으로 이것저것 뒤져본다면 이 블로그에서만 해도 나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약간의 셜록 홈즈 기질만 있다면 나 말고도 블로그를 하는 다른 사람들도 '누구인지' 쉽게 밝혀낼 수 있을 것이다.
 
 꼭 그런 것이 아니더라도 말을 할 때든 글을 쓸 때든 버릇이 있기 마련이다. 그것을 파악해서 자주 쓰는 말을 누군가가 알 수 있고, 그걸 토대로 검색해서 어느 정도 일치점이 찾아지는 문서를 발견한다면 이 블로그 내가 아니라 다른 웹상에 내가 올린 문서까지도 추적할 수 있다고 한다.

 만약에 이전에 누군가가 그랬듯 나 역시 누군가의 표적이 된다면 웹상에서 내 신변이 다 밝혀지고, 파묻힐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것이다. 표적이 될 만한 일은 안 만들면 그만이다, 나같이 평범한 사람은 그런 일에 얽힐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면 그만이겠지만 원래 사람 일은 사람 마음대로 안 되기 마련이니 무조건 그 문제에 대해 배제할 수는 없다고 본다. 문제는 나만 그런 게 아니라 누군가를 표적시 했던 다른 이들 조차도 또 다른 표적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지금 얼마나 위험천만한 일을 이어가고 있는 것일까.

 그렇다면 이렇게 말할 수도 있겠다.

 "그럼 블로그 이런 거 안 하면 되는 거 아닌가?"

 나도 그렇다면 할 말이 없다. 왜냐하면 이 블로그는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 확실히 맞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털어놓고 싶어서 소박하게(?!) 블로그를 운영한다는 목적과 달리 이 블로그가 어떤 도구로 사용된다고 한다면 문제가 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블로그의 경우에 내 정보를 흘리는 것이 싫다면 안 하는 것이 상책이겠지만, 만약 블로그를 하지 않는다고 해도 여러 인터넷 사이트를 이용하는 것만으로 내 정보가 샌다면 그건 어떻게 해야할까?

 지금 이 순간에도 여러분의 정보는 어딘가에 저장되고 있을 것이다.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검색엔진에 검색어를 몇 개 두드린다 해도 그것이 모두 저장될 수도 있고, 그 검색어가 여러분의 성향이나 상황을 유추하는 어떤 열쇠가 될 수 있다. 영화 이글 아이 등에서 볼 수 있는 내용이기도 하지만, 실제로 구글은 모든 키워드를 다 저장해놓고 있다.

 뿐만 아니라 메일이나 쇼핑 등 얼마나 많은 정보를 맡겼는지 생각하면 정말 무섭다. 그 정보는 물론 일반적으로 보호하게 되어있지만 만약 어떤 상황으로 인해 그 정보를 누군가가 보는 권한을 갖게 되거나 혹은 내부의 누군가가 보게 된다면 그러한 상황은 개인의 의지로 막을 수 없는 것일 것이다. 아마 저작권 위반이 큰 이슈일 때 이런 상황을 경험한 이들이 많을 것이다. 비공개 해놓은 포스팅까지도 삭제 요청을 당했던 사항을 볼 때 아마 모르긴 몰라도 아무리 비공개를 해놓았다고 해도 그 정보를 다루는 곳에서는 검색하고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다는 얘기일 것이다. (그저 나의 가정일 뿐이니 흥분하시진 마시길 바란다.)

 내가 너무 공상 과학 소설이나 음모론에 빠진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실제로 나도 구글 애널리틱스를 통해 이 블로그에 방문하는 많은 사람들의 정보를 알 수 있기 때문에 한편으로 나도 역으로 다른 사람들이 내 정보를 쉽게 알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 것도 크다. 나 같은 개인도 블로그에 한 번 태그를 넣은 것만으로 이 블로그에 어떤 국가, 도시의 사람이 오는지, 재방문자가 어떤 키워드로 검색해왔는지 등을 알 수 있는데 그런 시스템을 직접 운영하는 곳에서는 도대체 얼마나 많은 정보가 있을지 상상도 잘 되지 않는다. 어쩌면 내가 올리는 이 포스팅 조차 암묵적으로 감시를 하고 있는 누군가에게는 약간의 반사회적 기질이 있는 것으로 평가해버리는 잣대가 될 지도 모를 일이다. (난 사회적인데!)

 결론은 이것일지도 모른다. 빅브라더고 무엇이고 간에 내가 당할 바에야 차라리 일단 구글에 입사하자!(에잉?)



모든 걸 주어도 아깝지 않을 편리함의 마력

 요새 위에 썼던 그런 모습들을 보고 있자면 아주 어렸을 적 봤던 네버엔딩스토리라는 영화가 떠오른다. 그 영화에서 보면 소원을 하나씩 빌고 이루어질 때마다 기억이 사라져간다. 그래서 나중에는 기억이 하나도 남지 않을 정도가 된다.

 그 때는 물론 '그럼 그냥 기억 많이 만들어서 그 때 그 때 소원 빌면 될 텐데, 예전에 있던 기억은 다시 알려주면 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지만 그 때는 많이 어렸던 거고…

 많은 걸 받는 만큼 그 다음에 나도 그 대신 네버엔딩스토리의 주인공처럼 그렇게 텅텅 비어버리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한편으로는 그 만큼이 아니라 더 많은 걸 주어야 한다고 해도 포기할 수 없는게 요즘의 인터넷 세상이다.

 이렇게 극단적인 생각까지 갖게 된 것은 요즘 알게 된 구글의 전반적인 서비스 덕이 크다. 물론 나도 구글이 언제나 다 그렇게 다 사랑스러운 것은 아니다. 구글은 이전에도 말했듯 유저에 대한 정보를 과다하게 보유하고 있는 것도 그렇고, 서비스 면에서도 언제나 완벽하다고 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지만 섬세하지 않은 대신 구글은 편리함을 선택했다.

 gmail은 수신확인이 안 된다는 어처구니 없는 이유로 사용하고 있지 않기는 하지만 기타 여러 가지 로딩이 많은 우리 나라의 메일 서비스와는 달리 꽤 빠르고(이건 내 생각인가) 라벨링으로 내가 보낸 메일과 내가 받은 메일을 한꺼번에 쉽게 볼 수 있는 점도 있다. 아이폰이나 에버 핸드폰에서 볼 수 있는 일명 '채팅 문자'같은 기능이랄까. 그리고 메일 서비스를 이용하는 동시에 채팅도 쉽게 할 수 있도록 해 놓았다. 성격 급한 나로서는 비록 단지 수신확인을 하려면 약간 복잡하다는 이유 때문에 쓰이지는 않고 있지만 말이다. 그리고 단점을 말하자면 스팸 메일도 다 영어로(...) 온다.

 그 외에 내가 구글에서 제일 좋아하는 것은 바로 이 iGoogle이다. 
 


참 재밌지만 참 무서운 iGoogle



 iGoogle은 모바일로 연동이 아주 쉽게 가능하기 때문에 가젯 등을 잘 활용하면 스마트폰 사용시 굳이 이것저것 어플을 꼭 설치하지 않아도 이것 하나로 대체할 수 있을 정도다. 메모 가젯도 여러 종류가 있고 뉴스라든지 영어 공부, 게임 가젯도 있다. 나 같은 경우는 괜히 한 번 롤링스톤즈를 구독해 보았다. 영어 공부도 하고 좋아하는 음악에 대한 소식도 보자는 마음으로 구독했지만 실상은 거의 제목만 보고 만다. ^^;; 그래도 괜히 운치있어 보여서 빼지는 않고 있다. 캘린더의 경우에는 우리말로 된 가젯보다 영어로 된 가젯이 설정할 수 있는 내용도 더 많고 저렇게 화면에서와 같이 미니 캘린더처럼 보이기 때문에 더 좋은 것 같다. 그 외에 다른 가젯들도 영어판이 더 나은 게 많다는 생각이 든다.

 또 테마도 변경할 수 있는데 나의 경우에는 City Scape로 해놓았다. 시간에 따라서 색이 변하게 되어있는데, 참 새롭고 좋은 것 같다. 변하는 색 중에 핑크색은 그리 마음에 들지 않아하지만, 잠시니까 괜찮다.

 특히 구글 중에 무서운 것은 바로 캘린더 기능이다. 캘린더를 써보면 정말 좋은 부분이 많아서 싹 잊게 되긴 하지만 캘린더를 친구나 아니면 일반 사람들에게 공개할 수 있는데, 물론 일단은 자신이 동의 했다는 전제에 사용되는 거지만 만약에 악용 된다면 참 무서울 것 같다. 아마도 비즈니스적으로 일정 공개가 필요하신 분들은 이 기능을 많이 쓸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나는 그냥 개인 일정은 생성하지 않고 재미있는 캘린더만 몇 가지 구독해놓았다. 물론 다 영어로 되어있긴 하지만, 나중에 등록했을 때 캘린더 제목은 바꿀 수 있다. 재미있는 캘린더의 경우는 어떻게 될 지 모르겠지만 내가 직접 생성한 일정은 아웃룩 파일로 내보내기도 가능하다. 그 외에 공짜로 모바일 알림 서비스도 있다.(기능이 궁금하신 분들은 지금 검색엔진에 구글 캘린더를 치세요…)

 어째 제목은 전반적인 e-Life에 대해 쓸 것 같이 해놨는데 온통 구글 내용밖에 쓰지 않은 것 같아 찔린다.

 요새 윈도우 모바일 7도 큰 화두고, 나 역시 기다리고 있는 사람 중 한 명이지만 구글을 경험하고 난 뒤 안드로이드도 꽤나 괜찮은 OS일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생겼다. 특히 이제는 벌써 안드로이드가 모바일 OS 1위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고 하니(이건 국내 얘기인듯, 아직 전 세계적으로는 심비안이 1등인 듯) 앞으로 가능성 하나는 가장 크다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안드로이드 마켓 어느 어플에서 정보를 가져가는 일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이는 안드로이드 뿐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마켓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지금은 가볍게 생각할 수 있겠지만 결코 시간이 지날 수록 문제가 절대 작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 지금은 추억속에 묻혀버린 밀레니엄 버그지만 그 못지 않게 무언가 큰 문제가 나타날 지도 모를 일이다.

 사실 이 문제에 대한 확실한 답은 내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이미 정해져있다. 그 답은 바로 아무 것도 쓰지 않는 것이다. 아무 것도 쓰지 않고 내 정보를 흘릴만한 모든 것을 멀리하면 내가 염려했던 문제 자체가 없어질 것이다. 그렇지만 이것 또한 확실하다. 모든 걸 버리고 과거로 회귀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그러지 못할 것이란 것 말이다. 그럴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하지 못할 것이다.

 오히려 지금은 만약 다수의 의견이 아무 것도 없었던 과거가 그리웠다는 내용으로 모아진다면 바로 그 '아무 것도 없었던 과거'를 경험해보는 어플이 나올 지경이 되었으니 말이다. 그런 방식으로 향수를 느끼려는 시도는 있을 지 몰라도 절대 예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을 것이다. 이것저것 문제점에 대해서 벌여놨지만 답은 없고 실제 답은 이렇게 걱정만 할 뿐 실제 답은 없어서 괜히 이 글 다 읽은 사람한테 미안할 지경이다. 왜냐하면 나도 문제가 많다고 했지만 나도 이 중독에서 벗어날 수는 없는 상황이니 할 말 다 했다. 그냥 이건 에세이일 뿐이라는 이상한 변명(?)으로 나는 슬쩍 피하려고 한다. (죄송)



그래서


 결론은 그렇게 걱정을 하면서도 실은 
지금 난 디자이어 Z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뒤집으면 잘 열린다던데 그런 건 알아서 잘~ 처리해줘서 나올 거라고 믿고 있음.) 아니면 심비안이고 뭐고 간에 노키아 N8로 갈지도;;



디자이어 HD도 나온다는데, 나올 거지?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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