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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으로 희망을 쓰다 - 10점
박승일.이규연 지음/웅진지식하우스(웅진닷컴)


 대개 불치병을 보는 시각은 슬프다. 영화나 드라마에 불치병 환자가 나오게 되면 으레 눈물을 위한 장치로 철저하게 소모된다. 그래서 그것이 얼마나 무서운가보다는 억지스럽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렇지만 이 책은 그것을 삶으로 직접 마주하고 있는 사람의 이야기다. 그래서 더 이상 설정이나 단순한 최루성 슬픔으로 생각되지 않는다.

 때론 지나치게 담담하기도 써내려 가기도 하고, 가볍게 스친 삶의 순간 순간이 얼마나 큰 위기로 변할 수 있는가를 글쓴이의 고백에서 볼 수 있다. 

 영웅이라는 말이 쉽게 쓰이지만, 박승일이야말로 영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병에 좌절만 하고 있지 않고 그 자신이 자신과 같은 사람들을 대변하고, 루게릭을 앓고 있는 환자의 가족들을 위해 힘쓰고 있는 모습이 꾸미지 않은 감동을 준다.

 삶을 치열하게 살고 싶은 소망은 있었으면서도 삶이 어지러워질까 두려워 앉은뱅이마냥 바라보고만 있었던 내 자신이 마냥 부끄럽다.

 이 책은 거창하지도, 꾸밈도 없는 책이다. 그렇지만 그만큼 그 뒤에 남는 마음만큼은 소박하고 진실되다. 살아있는 영웅을 알고 싶다면 이 책을 꼭 읽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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