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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구, 오메글이라고 치면 내 밑에 바로 그냥 오메글 천태만상이란 글이 있네요. 절대 의도한 건 아니었는데 혹시 기분 나쁘셨다면 죄송해요. 제목 바꿨습니다.
오메글은 영어로 자유롭게 채팅을 하는 사이트다. 웹캠이 있으면 화상채팅도 할 수 있는 것 같은데 내가 직접 해본 건 아니지만 화상채팅은 별로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_-;; (그 이유는.. 그냥 확인해 보시든지요.)
일단 텍스트 버튼을 누르고 들어가면 1대 1로만 대화를 한다. 나는 You로 표시되고 다른 사람은 Stranger로 표시된다. 채팅방에 들어오는 사람은 랜덤이고 거의 4천명 정도가 항상 있다.
오메글 메인 로고
오메글에 대한 간단한 소개
다 시차가 있으므로, 우리가 보통 활동하는 시간대일 때 상대방은 잘 시간인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대를 잘 못 골라 그들이 새벽일 때 들어가면 이상한 사람들이 좀 많이 걸릴 수 있다. 혈기 왕성한 사춘기의 10대 소년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대충 너 참 이상하다 말하고 Disconnect하고 나오면 된다.
그리고 상대편이 글을 쓰고 있으면 "Stranger is typing..."이라고 화면에 표시되고, 다 쓰고 나면 제목표시줄에 ---Omegle---이라고 올라갔다 내려갔다 해서 표시가 나온다.
대화를 하면서
몇 가지 팁을 알려주자면, 그냥 asl(age, sex, location)하고 성의 없이 묻는다면 나오는 게 좋다. 맨 처음에는 asl이 욕인지 알았다. 단순하게도 인터넷에서 맨 처음 찾았을 때 욕이라고 한 것을 봤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들어가자마자 욕부터 지껄이고 보는 그런 정신 없는 녀석들이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알고보니 그냥 단순하게 나이, 성별, 어디사는 지를 물어본 것이었다. 그런데 따라서 똑같이 답을 하고나면 특히 Korea라고 하면 바로 나가는 녀석들이 많다. 그 동안 별로 인식하지 못했는데 이럴 때는 아, 북쪽에 있었지 하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아직도 우리나라가 그렇게 얘기도 섞고 싶은 상대가 아니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어떤 애는 내가 "Where are you come from?"이라고 틀리게 말했다고
"That's not a right expression."
이었던가를 말하곤 바로 Disconnect 했다. 참 네가지 없는 녀석들이다.
아니면 페이스북을 하는지 물어보고 끊기도 한다. 페이스북 친구 모으는데 환장을 한 건지 어떤 건지는 잘 모르겠다. 그런데 참 나도 재수없는게, 비 영미권 나라 사람한테는 문법이 틀리게 해도(의외로 삼인칭 단수에게 have를 참 많이 쓰게 되는 등의 실수) 어차피 서로 실수하니 별로 신경이 안 쓰이는데, 영미권 나라 사람한테는 괜히 나도 모르게 "나 영어 못해, 나 실수 많이 해"를 연발한다. 영어 컴플렉스가 그렇게 싫었건만 역시 이성보다 머릿속에 박혀있는 못된 생각이 더 무서운 거다.
반면에 인도네시아라든가 우리나라 드라마나 영화가 많이 알려진 경우에는 한국이라고 말하면 당장에 자기가 좋아하는 배우나 가수의 이름을 주루룩 쏟아낸다. TV에서 한류다, 한류다 라고 하는 것만 봤지 그런 사람들을 보니 참 뭐랄까 요상하다. 뭐, 내가 영어로 하면 한국 애가 영어를 하는지 몰랐다는 영미권 사람들 반응이랑 비슷한 건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우리나라는 인터넷도 빠르고 대개 사람들이 타수도 빠르지만 다른 나라는 인터넷도 느리고 타수도 느리기에 너무 지루하다 싶으면 다른 걸 하면서 하는 게 좋다. 그리고 가끔 아무리 쉬운 단어들이라도 조합을 해 놓으면 쉽게 뜻을 알기 힘든 경우도 있기 때문에, 한 켠에 구글 번역과 네이버 검색창을 해 놓는 센스를. 그리고 우리나라 사람들도 꽤 많이 한다. 가끔 만나면 서먹서먹 하다.
채팅을 하면서 느끼는 건데, 아무리 어디에 있는 어느 누구라도 사람은 다 어느 정도 공통점이 있다는 것이다. 크리스찬이든지 무슬림이든지 힌두교를 믿든지 어떤 사람이든 간에 고민도 비슷하고, 살아가는 가면서 느끼는 감정들이 같다는 것이었다. 얼굴을 가려서인지, 아니면 괜히 거짓말을 하는 것인지 자기에 대해 평소 같으면 안 했던 말을 잘 하게 되는 것 같다.
10대 청소년들과의 상담 타임
그래도 4년동안 비슷한 걸 해왔다고, 자기가 앞으로 어떻게 될 지 어떨지도 잘 모르면서 나도 모르게 자꾸 그 아이들이 문제점을 말하면 자꾸 상담을 해준다. 아니, 어쩌면 상담하는 분위기로 내가 이끄는 지도 모른다. 조금이라도 좀 뭔가 이건 좀 그렇다 싶으면 참견을 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너무 많이 왔다 싶어 사과를 자주 하곤 한다.
"지루하지? 내가 나나 잘 할 것이지 너를 가르치려고 했다. 미안."
물론 얼굴 모르는 남이라서 더 편한지도 모른다. 그래도 참 귀여운 애들이 많다. 로레나라는 아이는 물리학을 못하는데 물리학 선생님이 너무 좋은 선생님이고, 자기한테 잘 해줘서 미안하다며 어떻게 해야 좋느냐고 물었다. 참 귀엽지 않은가? 내가 로레나 선생님이면 기분 좋을 것 같다. 물론 일단 12시까지 잠 안 자고 채팅한 것에 대해선 좀 훈계를 해야 하긴 하겠지만.
사실 나도 더 나이 든 어른들한테는 그냥 어린 애일텐데 내가 뭐하고 있는건지 나 자신에게 물을 때도 많이 있다. 내 생각에는 내가 예전에 중학교 때 내 고민 상담을 진지하게 들어줬던 어떤 사람에 대한 경험이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행동하게 만드는 것 같다. 나도 그 아이들에게 그런 사람이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나보다.
그리고 특히 어린 10대 남자 애들이 많은데, 예전 같으면 거짓말 해도 몰랐을 것 같지만 지금은 그냥 한 문장만 봐도 10대 냄새가 폴폴 난다. 내가 10대 였다면 같이 흥분해서 뭐라도 인터넷에서 긁어다가 다 붙여서 "뭐라 쳐 씨부리쌌노?" 하고 뭐라고 막 해줬을 것 같다. 하지만 나는 그런 아이들이 참 뭐랄까 안 돼 보인다. 헥헥 대는 그런 애들은 여자 애들에 대해서 별 생각도 없고, 혹시 옆집에 좋아하는 여자애가 생겨도, 말도 못하고 그냥 인터넷이나 돌아다니면서 "Can I see your naked body?"따위 멘트를 날려대는 불쌍한 중생들 아닌가. 물론 걔중에는 심각한 정신적 문제가 있는 애들도 있을 수 있겠지만. 그래서 "너 그런 식으로 하다가는 여자 친구 절대 못 사귄다."라고 말해주곤 한다. 한국이나 외국이나 남자 사람들이 male인지 female인지는 왜 그렇게 따져대는지 모르겠다.
Go to the 삼천포
남자가 여자를 좋아하게 하는 법은 몰라도 여자가 남자를 좋아하게 하는 법은 안다고 자신한다. (당신이 남자라면, 10대가 아니라도 찬찬히 잘 살펴보시라.) 남자가 여자를 좋아하게 만들려면 자기가 조지 클루니라도 된 것처럼 행동해야 한다. 그렇다고 거들먹거리라는 건 절대 아니다. 존중해주는 느낌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건 들이대는 것보다 더 나쁜 결과를 만들 수 있다. '나는 네가 없어도 괜찮아, 그렇지만 난 네가 놓치면 그걸로 끝'이라는 위기감을 심어줄 수 있는 여유가 있어야 한다. 좋다고 너무 들이대는 것은 여자에게 역겨움과 두려움을 동시에 가져온다.
'이렇게 껄떡대는 애가 다 있어? 됐다.'
물론 나 같이 좀 서툴고 그런 걸 좋아하는 특이한 사람도 있지만 그것은 예외고, 대개의 경우를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나도 껄떡대는 건 별로 안 좋아한다. 내 생각에 남자들이 전략 수정만 잘 한다면 사랑을 이룰 수 있다고 본다. 남자는 대개 기관차처럼 전후좌후 보지도 않고 서론 본론 생략하고 결론으로 가고 싶어하는 것 같다. 그렇지만 여자는 그 서론 본론이 무척이나 중요하다. 결론이 매우 좋지 않더라도 그 서론 본론이 모든 걸 결정할 수가 있다.
물론 제일 중요한 건 '진심'을 보여주는 것이다. 어느 정도 성공하고 난 이후에도 진심이 없으면 깨질 수밖에 없다. 다만, 전략수정을 훨씬 수월하게 할 수 있다는 얘기다. 남자들이 자주 하는 실수가 여자는 이벤트를 좋아하니까 몇 번 하면 게임 끝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TV에서든지 인터넷이든지 이벤트를 보고 Ctrl+C, Ctrl+V하려고 하는 것 같다. 이벤트라고 다 멋있는 게 아니다. 잘생기든지 못생기든지 별로 중요하지 않다.
아무리 잘생겼다고 해도 남들 다 보는데 이벤트랍시고 고래고래 소리지르면서 노래를 불러대거나 여자를 '남부끄럽게' 한다면 모든 게 다 부질없는 것이다.
사기를 치라는 게 아니라, 안 그렇다 해도 그런 척이라도 해라. 그 다음은, 나도 모르겠다. 내가 아는 건 여기까지다.
스치듯 안녕
예전에는 내가 다른 세계에서 나의 소울메이트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굳게 믿었다. 그래서 끊임없이 소울메이트를 찾아 헤맸다. 남자인지 여자인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이 별 안에 과연 나와 정말 진실한 관계로 맺어질 수 있는 사람이 있는지가 정말 큰 문제였다. 지금은 웃어 넘기지만 말이다.
이런 관계에서는 너무 심각하지 않은 게 좋다. 어색해지기도 쉽고, 그 때는 좋을지 몰라도 인터넷 친구의 경우 실제로 말해보면 말해 볼 수록 실망스러운 경우가 많다. 뭐 이건 자유지만 개인적인 경험상 비추다. 그냥 '재미'정도로만 여기고, 깊이 빠지지는 말지어다.
대화의 재미
사실 나도 재수없게 영어 좀 써볼까 하고 가본 사이튼데 생각보다 다양한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공통점을 찾는게 참 재미있다. 어쩌면 칭찬이나 고민 상담 약간 해주고 듣게되는 "Oh, you're a nice person."에 괜히 그러는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꼭 고민 상담이 아니더라도, 내가 한국식 농담을 하면 그게 다 먹힌다는 거다. 그냥 미친 사람도 많지만 그에 못지 않게 좋은 사람도 많고, 재밌는 사람도 많다.
내가 어디서 왔느냐고 물었더니 어떤 사람은 갤럭피아라든가 불리는 별에서 왔다고 하길래 나는 우리의 관용어대로 나는 안드로메다에서 왔다고 말해줬다.
"지구에서 살기 힘들다. 안 그래?"
라고 묻기도 했다. 또 너희 별은 어떻게 생겼느냐고 말해서 어린 왕자네 별하고 비슷하다고 말해줬다. ^^
가끔은 내가 왜 이러고 있나 싶기도 하다. 그래서 나는 아무리 좀 이상한 사람이라도 귀엽게 봐주고 심심한 사람들에게 농담 좀 해주고 그런다. 어차피 우리는 다 외로운 존재들 아니던가.
가끔은 대화를 시작할 때는 다들 똑같은 말만 해서 질리기도 하고, 참 유치하게 그 나라에 대해 얼마나 많이 아는지, 내가 좋아하는 작가가 누구인지, 뮤지션이 누구인지 계속 말하려고 해서 '나 왜 이러니'하고 자책도 많이 하지만 오메글은 충분히 매력있는 곳에 틀림없다.
요약
1. 이상한 사람이다 싶으면 지체 말고 Disconnect
2. Korea라고 말하면 나가버리는 네가지 없는 사람들이 꽤 있다.
3. 어쩌든 간에 사람들은 누구든 다 비슷한 게 있다.
4. 나나 잘할 것이지 10대 애들 고민 상담해주고 있다.
5. 전략 수정만 잘 하면 연애 쉬울 수도 있다.
6. 인터넷에서 친구 함부로 만들지 마라.
7. 그래도 오메글이 재미는 있다.
1. 이상한 사람이다 싶으면 지체 말고 Disconnect
2. Korea라고 말하면 나가버리는 네가지 없는 사람들이 꽤 있다.
3. 어쩌든 간에 사람들은 누구든 다 비슷한 게 있다.
4. 나나 잘할 것이지 10대 애들 고민 상담해주고 있다.
5. 전략 수정만 잘 하면 연애 쉬울 수도 있다.
6. 인터넷에서 친구 함부로 만들지 마라.
7. 그래도 오메글이 재미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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