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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름 한 주에 한 번씩은 꾸준히 글을 올리고 있었는데 요새들어 살짝 바빠지기도 했지만 생각해보면 내가 포스팅을 미루는 것은 단지 내가 상당히 게으른탓인 것 같기도 하다. 마음속으로는 재미나게 포스팅 할 것이 하루에 하나씩 떠오르지만 실제로는 그 동안 아무 것도 포스팅 하지 않았다. 지난 한 달간 가끔 올라오는 반응에 댓글이나 좀 달고 그게 전부였다. 블로그를 만들어놓고 포스팅도 하지 않은 채 반응만 눈팅만했다고나 할까.

 RSS 구독자도 매우 저조한 실정이고(한 자리 숫자라 입밖에 내기도 부끄럽다) 평균 하루 100명이 넘게 오긴 하지만 거의 다 꾸준한 재방문이 아니라 검색엔진을 통해 검색해서 들어왔다가 몇 십초 정도만에 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마 그 100명 중에는 실제 방문자 수가 아닌 로봇도 꽤 많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맨처음에는 부끄럽게도 '요새 파워블로거라는 것이 뜬다더라, 묵혀있는 글 올려서 돈을 좀 받아보자'라는 안일하고 보잘것 없는 생각으로 티스토리 블로그를 시작했는데 계속 하다보니 솔직히 말하자면 아직은 내 힘만 들어가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런데 참 재미있는 것이 아직은 별로 블로그를 통해서 이익보는 것도 없고 유입키워드를 보고 있자면 처음에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무언가 다르게 흘러간다는 생각이 드는데도 마음속으로는 항상 블로그에 포스팅을 계속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 나는 타인이 알차게 써놓은 것을 보고 감사의 댓글 하나조차 남기지 않으면서(마음속으로는 감사해하지만!) 블로그에 댓글이 없으면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봤을까 정말정말 궁금하고 때로는 괘씸하다는 생각도 드는 것이다.

 더 웃긴 것은, 내 블로그에 관심있는 사람은 열 손가락에 꼽을 정도인 것 같은데 포스팅을 안 하고 있으니 괜히 낯 모르는 사람들의 기대감을 저버리는 것 같아 자꾸 양심이 쿡쿡 찔린다는 것이다.

 사실 가끔 에브라 선수 트위터에 대해 해 놓은 포스팅을 누군가가 거의 분기별로 내용을 퍼가거나 링크를 걸어놓는 탓에 일일방문자가 천 명, 이천 명은 거뜬하게 넘을 때가 있다. 거의 어떤 유명 게시판에 올린 게시물에 링크가 되어있는데 10일 정도 지나면 열기가 사그라 들고는 한다. 그런데 댓글 수는 거의 변화가 없다. 거의 천 명당 한 명꼴로 댓글을 달아놓는다고나 할까. 하하핫. 이러한 반응으로 인해 '인기는 식혜 위의 밥알과 같다'는 지상렬 님의 명언을 곱씹으며 갑작스럽고 뜨거운 반응이 있다해도 또 지나가리라는 마음으로 무던해야겠구나 하는 작은 깨달음을 얻기도 한다. 무려 작년 8월에인가 올린 게시물인데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리퍼러로 들어가서 게시물들을 보고 있자니 누군가가 한꺼번에 정리해놓은 것을 어떤 사람이 한참 후에 보고 어딘가에다 복사하고, 또 다른 곳에 복사하는 모양이다.

 맨 처음에 조회수가 늘었을 때는 '혹시 내가 공들여 쓴 글 중에 하나가 다음 view나 이런 곳에 올라간 건가?'하고 두근두근대는 마음으로 체크했지만 요새는 '아, 또 그거구나'하는 생각으로 또 한 번의 갑작스러운 열기가 식기만을 기다린다. 그건 아마도 이 포스팅이 맨 처음에 화제가 되었을 때 경험한 약간의 부정적인 반응을 몸소 체험한 바가 크기 때문일 것이다. 아직도 가끔 몇몇 검색엔진에 내 포스팅 내용을 검색할 때마다 아직도 자료들이 그대로 있고 그게 예전의 당혹스러운 느낌을 되살리기 때문에 아무리 시일이 지났어도 혹시 다시 문제가 생길까봐 염려하는 마음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원래 무엇이든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는 것이 당연한 것인데, 내가 생각한 방향대로 흘러가기 바라는 내 이기적인 생각탓에 가끔 이렇게 자꾸 잊으려 해도 걱정이 되는가보다. 그리고 이번에 에브라 선수 트위터가 있는지 알게 됐다는 반응도 많고 아직까지도 어디에 있느냐는 질문도 꽤 많은 것 같은데 에브라 트위터는 내가 확인한 바로는 지난 해에 없어져서 지금도 없다. 그 때도 에브라 선수 본인이 트위터 계정을 삭제할 것이라고 해서 포스팅 했었기 때문이다. 만약 삭제할 것이라는 말이 없었으면 나는 포스팅 하지 않고 그저 혼자만의 기억으로 간직했을 것이고, 남들에게 알리지 않고 가끔 그의 트위터에 들어가 키득키득 대는 것으로 그쳤다면 더 좋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도 한다. 왜 그런가 하면 최근에 달린 댓글을 보니 내가 번역을 잘못한 것이 꽤 있었고 지금도 무지하긴 하지만 그 때는 지금보다도 EPL 상황에 대해 더욱 더 제대로 알지 못하고 포스팅을 했었기 때문에 인터넷 뉴스에까지 나오게 된 그 트윗 자체가 뉴스가 될만한 것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그렇지만 제대로 알지 않고 뉴스를 내버린 사람들도 문제가… 쿨럭.)



 맨 처음에는 이 블로그도 단순한 책이나 영화 리뷰 블로그 정도였는데 그러다가 있는 블로그로 취직에 활용해보자는 생각이 들어 추가한 임상시험 부분이 원래 내가 중점을 두려고 했던 '쓰고 듣고' 카테고리보다 포스팅 양은 적어도 유입자의 대부분은 임상시험 때문에 들르는 모양이다. 자주 오는 사람의 경우나 댓글에서도 보면 임상시험이 도움이 많이 되었다는 사람은 있어도 다른 부분에서 좋았다는 사람은 거의 없다. 본진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마치 갈비집에서 시원하게 드시라고 후식로 동치미를 내놓았는데 정작 사람들은 갈비보다 동치미 먹으려고 오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하면 느낌이 설명되려나 모르겠다.

 그렇지만 나도 취직하려고 아등바등 하던 시절이 있었고 찾아봤는데 아무것도 안 나오고 물어봐도 답도 없고(…) 또 물어볼 사람 자체가 없었던 시절이 있었던 지라 댓글들을 보고 있자면 답답한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간다. 지금은 한 대학병원의 CRC로 6개월 정도 일하고 있는데 CRA가 아니더라도 CRC도 정보자체가 거의 없는지라 쉽게쉽게 다이어리에 쓰듯이 이것저것 써보려고 한다. 물론 내가 아는 방식이 무조건 정답이라는 보장도 없지만 CRC끼리 말했을 때 통할 수 있는 정보는 얻을 수 있을지 몰라도 꼭 이 분야가 아니더라도 다른 사람이 봤을 때 알만한 정보를 써놓은 곳은 없는 것 같다. 다른 분야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은데 이 쪽에서는 적어도 내 주위에서는 나밖에 없는 것 같다. 얼마나 정보가 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일단 이것저것 하다보면 처음에 생각했던 만큼은 아니어도 그래도 더 좋은 방향으로 가겠지 하는 생각이다.

 하루 방문자가 이삼십 명도 안 되던 안습한 시절에 비하면 나아진 셈이긴 하다. 사실 지금은 이제 생각이 달라져서 꼭 블로그를 돈을 벌려고 한다기 보다는 자기만족감 하나로 이어가고 있는 것 같다. 아무래도 이 블로그에 쓰는 글들은 미니홈피에 쓰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가족들에게 장난처럼 말하기도 그렇고 또 무슨 문단에 내놓을만한 것도 못되는 데 가만히 묻어두기는 조금 서운한 느낌인 글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항상 댓글, 댓글 해서 무언가 댓글 구걸하는 느낌이 나기도 하지만 사실 댓글 말고는 반응을 확인할 방법이 없기에 그런 것이 크다. 다들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는 없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 블로그에서 좋은 것을 얻어가면 좋겠고 꼭 무언가 결과로 나타났으면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다만 이 블로그로 인해 나쁜 일만 생기지 않으면 다행으로 여기고 싶다. 나는 사소한 것으로도 큰 영향을 받는 아주 소심하고 소심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요지도 없고 재미도 없고 길기만 긴 글을 끝까지 성의껏 읽어주는 당신이 있다는 기대감으로 나는 포스팅을 계속 이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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