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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다 타조 - 이외수 지음/리즈앤북 |
여름 방학 되고 처음 읽은 책이었다. 단지 내가 이 책을 빌린 단 한 가지 이유는 표지에 한자로 '李外秀'라고 써있었기 때문이었다. 아직 이외수의 책을 한 번도 읽어본 적이 없던 나는 과연 그의 글이 무엇인가 알고 싶었고, 이 책이 그런 책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러나 웬 걸. 이건 소설이 아니라 에세이집이었다. 그러나 에세이집이라고 하기엔 뭔가 썰렁하고 그렇다고 시집이라고 하기에는 분명 시는 아니었다. 썰렁했다는 이유는 직접 보시면 알게 되리라. 만약 내가 이 책과 한 글자도 틀리지 않고 똑같이 썼다면 다섯 권도 채 팔리지 않았을 것이 분명한 책이었다. 분명 이외수라는 이름 하나 만으로 누군가가 감명을 받고, 또 기꺼이 살 수 있는 책이었다.
모 싸이트에 가서 이 책의 별점을 확인해보니 거의 대부분 4점 이상이었다. 역시 이외수다. 이외수 특유의 시각으로 글을 썼다는 둥 그런 평이 대부분이었다. 그렇지만 내가 보기엔 그 사색의 조각들이 정제해내고 다듬은 듯한 느낌은 나지 않았다. 물론 곳곳에 지구상에 살고 있는 여러 생물들을 말한다던가 그런건 정말 산뜻하고 다르게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하는 것에는 틀림없는 것이지만, 고민해서 한 자 한 자 적거나 열심히 쓴 것 같지는 않았다.
이 책은 한 마디로 '만화책'같은 책이다. 심오할 수도 있겠지만 이 책은 읽으면서 심오함을 느끼라고 쓴 책도 아니고, 단지 고민이 있는 여러 중생들에게 고민보다는 삶에 대한 용기를 가슴속에 박아주고 싶은 한 소설가의 쉬는 시간에 찔러주는 쪽지같은 글의 묶음이다. 그렇지만 나는 이렇게 말하면서도 이 책으로 인해 용기를 얻은 것에 대해서는 뭐라 할 말이 없다.
그것만으로 이 책은 성공한 책이다. 용기를 바라는 사람에게 용기를 줄 수 있는 책은 몇 권 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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