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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그렇지만(?!) 현재 외국계 업체들과 업무를 하고 있다. 내년 5월이면 외국계 업체들과 일한지 만으로 5년이 된다. 내가 외국계 회사에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업무 중에 외국계 업체와 일하는 게 대부분이었다. 


그렇게 업무를 해보니, 외국에 살아본 경험이 없는데, 혹은 외국에 살기는 했어도 그들과 업무를 해본 적은 없는데 이제부터 외국 사람들과 업무를 해야되는 사람이라면 도움이 될까 하여 글을 써본다.



갑을 개념 부재


그동안 외국인들과 업무를 하면서 깨닫긴 했지만 한 마디로 정리하지 못한 것이 있었는데 그걸 정리할 만한 말을 KBS 명견만리에서 피터 언더우드가 말한 것을 보고 알았다. 외국인에게는 '갑과 을'이라는 것 자체가 없다는 것이다. 당신이 갑과 을이라는 개념에 굳이 개의치 않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막상 외국인들과 업무를 해보면 그 동안 얼마나 '갑과 을'에 아무렇지 않게 익숙해져 있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무슨 한이라도 풀어보잔 듯이 식당 종업원에게 갑질을 해대는 영 좋지 못한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일반적인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식당에서는 서빙이 빨리 안 돼면 그것은 종업원이 마땅이 해줘야 하는 것을 못 하고 있는 것이다'란 생각을 할 것이다. 그리고 식당에서 일하는 사람 입장에서도 그렇게 해 주지 못했을 경우 좀 더 대접해주지 못한 것에 대해서 미안하게 생각하기 마련이다.


한 마디로 돈을 주는 사람과 돈을 받는 사람 사이에 대놓고 갑질을 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돈을 주는 사람은 '당신이 잘 해야지'하고 생각하고, 돈을 받는 사람은 돈을 주는 사람의 눈치를 보기 마련인데, 외국에서는 절대로 '알아서' 눈치를 보지 않는다. 이게 되게 처음에는 충격이고 적응하기도 힘들고 싸우기도 하지만 결국 '인정'하게 된다. 파악하기 힘들다면 아래의 예를 더 보자.


(한국 B 업체의 경우)

A: 이 업무 빨리 해 주세요! (나도 이게 업무가 엄청 많다고는 생각하지만 그건 내가 알 바 아니야.) 

B: 알겠습니다! 야근을 해서라도 맞춰 드릴게요! 굳이 얘기는 하지 않았지만 알아서 이것까지 맞춰 드리죠!


(외국 C업체의 경우)

A: 이 업무 빨리 해 주세요! (나도 이게 업무가 엄청 많다고는 생각하지만 그건 내가 알 바 아니야.) 

B: 대답 없음

A: (아니, 얘가 지금 미쳤나?) 저번에부터 왜 안 되고 있는 거에요, 빨리 해 주세요!!!!!!!!

B: 저번에는 내부적으로 세 단계 정도 거쳐서 confirm을 하고 있었습니다. 현실적인 시간을 고려해봤을 때 업무를 마치기 어려울 것 같네요, 만약 급하다고 하면 추가 수당을 주세요.

A: 그럼... 추가 수당이라도 줄 테니 업무해 주세요.

B: 막상 실무자들과 얘기해보니 추가 수당을 준다고 해도 업무를 거부해서 할 수가 없습니다. 현실적으로 그 때까지 드릴 수 있을 것 같네요.

A: (아니 무슨 이런 갑 같은 을이 다 있어!!!!!!!!!!!) 


한 마디로 우리 나라 사람들 관점에서 봤을 때는 배짱이다. 그래서 우리가 선진국에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왜 이러나 싶을 때가 있다. 그리고 어떤 때는 좋은 회사 다니는 외국인이라고 일을 다 잘하는 것도 아니다! 개별적으로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더 결과도 잘 내놓고 파악도 빠른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런 경우까지 있으면 도대체 이 나라 애들은 왜 우리 나라보다 잘 사는 건가 싶은 생각까지 든다. 선진국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다른 나라에도 우리 나라처럼 갑을 개념은 없는 것 같다.


선진국이라고 일컬어지는 나라의 사람들하고도 업무해보고 선진국은 아직 아니라고 일컬어지는 나라의 사람들하고도 일을 해봤는데, 선진국과 그렇지 않은 나라, 혹은 별로 좋지 못한 회사의 차이는 단 하나가 있었다. 그것을 바로 현실에 대한 기준이 제대로 되었다는 것이다.


선진국에서 정말 좋다고 소문난 회사의 경우에는 야근이나 사람을 갈아 넣어서 때우려는 생각 없이, 할 수 있는 업무  정도를 제대로 파악하고, 아무리 Sponsor가 급해서 죽을 것 같다고 하더라도 현실적인 타임라인을 설정한다. 그리고 죽이되었든 밥이 되었든 그 타임라인을 꼭 지켜서 타임라인 내에 예상한 만큼의 질을 갖춘 업무를 해 낸다. 전체적으로 업무가 연기되는 사항이 없게 된다. 왜 이렇게 업무가 안 되느냐고 따졌더니 우리 회사 직원들의 삶의 질 때문에 도저히 그렇게 할 수 없다는 대답도 하는 경우가 있었다고 한다.


선진국이 아니거나 별로 좋지 못한 회사의 경우에는 자기가 얼마나 할 수 있는지를 잘 모른다. 그래서 일단 Sponsor가 하라고 하면 맞춰서 해주겠다고 호언장담을 한다. 그렇게 어영부영 허송세월 하다가 갑자기 Sponsor에게 이 시간 내에는 업무를 못 끝내겠다고 한다. Sponsor의 경우는 업무 시간을 맨 처음에 짧게 준 탓도 있기 때문에 한 번 정도는 봐준다. 그렇게 하다가 막상 결과물을 받아보면 이건 기대치와는 전혀 다른 것이 와 있다. 그러면 업무를 다시 해야 한다. 다시 업체에서 하든 Sponsor에서 하든 누군가는 시간을 써야 한다. 그래서 연기를 두 번 정도 하고도 업무가 제대로 안 돼서 시간을 쓰다보면 처음 목표로 했던 일자보다 한참 연기되어 있다. 후진국일 경우 기준이 마구 오락가락해서 일관성이 없는 경우도 많다. 그럴 경우에는 어느 기준에 정확히 맞출 수가 없어서 업무가 제대로 안 된다.


한 마디로, 외국에서도 상관과 부하직원 개념이 아예 없고 그런 것은 절대 아니다. 예전에 외국 회사랑 미팅을 했었는데 현지 직원 중 가장 아래인 사람은 출근도 제일 일찍 하고 프린트 하고 그런 막내 역할 다 하는 걸 봤다. 그리고 얘기를 해보면 아무리 외국 사람이라도 상관 눈치 안 보는 사람은 없었다. 저번에 비행기에서 만난 어떤 프랑스 아저씨는 상관이랑 같이 가느라 참 힘들다고 내게 말했던 적도 있다. 


그렇지만 어쨌든 돈을 주는 사람이든 돈을 받는 사람이든 평등하다는 생각이 기본이다. 그래서 당당한 것이다. 우리 나라 사람들은 해달라고 부탁하는 것이 아니라 '명령'한다는 생각이 어렴풋이 있는 것 같은데 그래서 '네! 알겠습니다!'라고 대답받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외국은 아무리 아랫사람이라고 할 지라도 우리의 일반적인 개념처럼 고분고분하지 않다. 한 마디로 우리 나라 사람들은 돈 받는 사람이 고분고분 안 하니까 짜증이 나는 것이다. 



상세 업무 지시: 직접 표현   


우리 나라 사람들은 말을 굳이 하지 않아도 '알아서'하는 것에 익숙하다. 알아서 한다는 것은 미리 그 사람이 어떤 것을 원할 지 예측하기 위해 눈치를 봐야 가능하다. 


예를 들어 엄마가 '집안일 좀 해 놔라'라고 말했다고 하자. 근데 나는 그 집안일을 '청소'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내 방을 치웠다. 그런데 엄마가 갑자기 화를 낸다. 왜 집안일을 안 해 놓았느냐고. 나는 황당하다. '청소했는데 왜 그러실까' 싶은데, '설거지도 좀 하고, 빨래도 개켜놓고, 침대도 정리하고 했어야지 안 했느냐'고 말하신다. 그럼 그제서야 엄마가 말한 집안일이라는 것은 단순한 사항이 아니라 '현재 집안에 있는 대부분의 모든 문제를 찾아 보이지 않도록 해결하라'였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왜 회사에서 상사 혹은 사수가 "내가 이런 것 까지 말해 줘야 하나? 그건 네가 알아서 하는 거야"라고 할 때가 있잖은가. 물론 외국계 회사 내에서 다니는 사람들 보면 윗사람이 우리나라 처럼 도제식으로 하나하나 가르쳐주진 않고 스스로 학습을 해야 한다고 듣기는 했지만, 외국 사람에게 실제 업무 지시를 하려면 이런 것까지 말해 줘야 하나 싶은 것까지 모두 말해야 내가 원하는 만큼의 업무를 해온다.


예를 들어 문제 해결을 해야 할 때 아래와 같이 내야 한다.

"지금 이 사항을 확인해주세요." (X)

"지금 이 사항의 경우는 A라는 사항을 봤을 때 나올 수 없는 사항이라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A라는 사항을 다시 확인해보고 이 사항이 맞는 것인지 확인해 주세요. 만약 A사항으로 봐도 별 문제가 없는 경우, B라는 사항도 같이 확인해 주세요. 또 확인 후에 이 결과는 수정까지 이루어져야 합니다." (O)

처음에 일을 하면 일을 못하는 외국 사람들도 있지만 한국 사람한테 일 시키듯이 시켰다가, '얘는 왜 이렇게 일을 못하고 나보다 더 돈을 많이 받나' 욕을 엄청한다. 그러다가 몇 번 "네가 그 때 말 안 해서 안 한 거잖아!!"를 당하게 되면 그제서야 깨닫는다. 외국 사람들은 말은 안 하면 그냥 안 하고 말을 한 것만 하는구나.


물론 간혹가다가 말도 안 했는데 자기 혼자 뜻을 펼치는 이도 있지만 상호 논의가 되지 않은 상황인데 혼자 해 놓고 이렇게 해야 한다고 자신의 주장을 매우 강하게 주장해서 업무를 힘들게 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


걸음마하는 아기 대하듯이 모든 것을 다 알려줘야 하는데 이게 습관이 되기까지 정말 힘들다. 그리고 그냥 해달라고 하면 잘 해주지 않고 그에 대한 근거가 없으면 절대 받아 들이지 않는다. 그게 당연한 거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그렇게 하나하나 이유에 대해서 잘 따지지 않고 '하라'라고 하면 그냥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일일이 이유를 댄다는 것도 쉽지는 않다.


그렇지만 계속하면서 깨닫게 된 것이, 이렇게 구체적으로 말하는 것이 업무에 상당히 도움이 된다는 것이었다. '이거 확인해봤어?' '네'로 끝나는 것과, '이거 확인해봤어?' '지금 A랑 B랑 확인했습니다'는 차이가 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C를 찾아볼 수도 있고 아니면 A와 B가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던 것인지도 바로 알 수 있다.


그래서 나는 내부적으로 업무를 할 때도 구체적으로 얘기하는 것이 버릇이 됐다. 물론 너무 구체적이라서 그렇게까지 디테일하게 얘기는 안 해도 될 것 같다는 의견을 간혹 받을 때도 있지만 말이다.



표나 Bullet point로 요약해서 메일 보내기


처음에는 영어를 무조건 길게 써 놓으면 받는 상대방도 잘 알아 들을지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아무래도 원어민이 아니다보니, 길게 쓰면 잘 이해를 못하는 일이 많이 생긴다. 그래서 글로 일일이 줄줄 쓰는 것 보다, 요약해서 표로 만들거나 bullet point로 요약을 해서 한 눈에 알아보기 쉽게 보냈더니 그제서야 이해를 잘 했다. 당신이 아무리 영어를 잘 하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너무 복잡한 상황이면 쉽게 보내는 것이 더 좋다. 쉽게 생각해보면 우리가 한국어를 잘 하고 한국어로 메일을 써놓아도 서로 이해 못할 때가 많으니까 말이다. 


그렇게 보내기 시작했더니 상대방도 표로 적어보내주기 시작했고 한국 수준에 맞는 단어 표현(!)으로 메일을 주기 시작했다. 



이메일에서 자주쓰는 영어 표현


아래 문구만 알아도 메일을 아주 쉽게 보낼 수 있다. 특히 마지막의 "Please kindly see attached file with my review" 만 가지고도 그냥 보내도 된다. 파일 내에 잘 써놨을 경우라면 말이다.

Thank you in advance: 업무 시작 전에 미리 감사를 표시.

I appreciate your whole collaboration for this project: 정말 업무를 잘 해줬을 때, 업무가 마무리 되었을 때.

Do not hesitate to contact me if you have a question: 질문을 해도 괜찮다는 의미.

I look forward to ~ing. Please let me know your response: 요청을 gentle하게 할 때.

Sorry for 2nd email: 메일 중 놓친 내용이 있어서 한 번 더 썼을 때.

Please kindly see attached file with my review: 워드 파일에 메모를 붙여 보낼 때.


한국식 표현 삼가 


우리 나라에서는 흔히 그리 미안하지 않아도 미안하다, 감사하지 않아도 감사하다 그런 겉치레인 말을 잘 한다. 그렇지만 외국에서는 그런 겉치레인 말을 잘 안한다. 정말 미안할 때만, 감사할 때만 쓴다. 우리는 가벼운 일에도 미안하다고 하기가 쉬운데, 미안하다는 말을 자주할 경우에는 상대방이 정말 내가 잘못한 것으로 지적할 수도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겉치레를 위한 표현은 삼가하는 것이 좋다. 


다만 아무래도 원어민이 아니면 조금 우회적으로 요청할 수 있는 것을 직접적으로만 언급하다 보니 아무래도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되게 기분나빠하는 경우가 있다. 나보고 처음에는 정말 얘가 왜 이렇게 말하나 싶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물론 나중에는 그것이 원어민이 아니라서 표현의 한계때문에 그랬다는 것을 알게 돼서 이해하는 경우가 있지만, 처음에는 그 쪽에서 이해를 못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한은 부드러운 표현이나 우회적인 표현을 썼다가 상대방의 표현 수준을 보고 맞춰서 직접적으로 따지는 것이 좋다. 



전화할 때 유의 사항


정말 급한 업무인 경우에는 유럽의 경우 우리가 퇴근할 시간이면 그쪽에서 출근할 시간이기 때문에 맞춰서 전화를 넣어서 빨리 해달라고 요청할 때가 있다. 그런데 외국 사람들의 특징이 변명을 당당하게 한다. 이건 갑과 을 개념과는 약간 다른 것 같다. 당연히 해야 할 업무인데도 제대로 안 해 놓고도 말을 정말 잘 한다! 우리 나라 같으면 눈치를 약간 봐서 멈추거나 아니면 변명 자체를 그다지 하지 않으려고 하는데 말이다. 


그래서 문제는 그 친구가 말을 너무 많이하면 전화로만 들으면 집중을 하기가 힘들어서 잘 안 들린다. 어차피 외국어라 듣는데는 한계가 있고 한참 듣다가 내가 할 말을 못하게 될 수가 있다. 그럴 때는 변명을 많이 할 것 같다 싶으면 일단 내가 할 말부터 먼저 다 한다. 그리고 나서 일단 필요시 얘기하는 걸 들은 다음, 내가 들은 사항이 맞는지 확인을 한다. 그 다음에 내가 정확히 이해한 건지 잘 모르겠으니까 오늘 얘기한 걸 메일로 다시 보내달라고 해서 확인하고 잘못된 게 있으면 그게 아니었다고 남긴다. 


외국에서 살다 온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오히려 프랑스 억양이나, 독일 억양이나 혹은 다른 나라 억양이 섞이면 잘 못듣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부끄러워 하지 말고 이 방법을 애용하자. 어차피 모든 업무는 로그에 남아야 하니까.


외국 친구들도 똑같다. 처음에는 한국 억양이 어색하고 잘 모르기 때문에 뭐라고 얘기해줘도 잘 모른다. 그러다가 계속 업무를 하고 많이 대화를 해서 익숙해지면 개떡같이 말해 줘도 찰떡같이 잘 알아 듣게 된다. 물론 확실히 우리 나라 사람도 다 언어 능력이 뛰어난 것이 아니듯이, 백날 만나도 언어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은 계속 끝까지 모르는 그런 슬픈 경우도 있다.


외국어로 얘기를 한다는 게 자체 능력도 중요하지만 눈치라든가 대화를 하는 주 대상과 익숙해 지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어떤 미국 사람이랑 얘기를 잘 하고 문제가 없었다고 해도 같은 지역 사람이라도 '다른' 사람이면 톤이나 어투, 다른 표현을 쓰다보니 서로 얘기가 잘 안 통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원격 회의(Teleconference) 할 때 유의 사항


외국 사람들은 전화로 얘기하자는 걸 참 좋아한다. 내가 봤을 때는 이메일로 얘기해도 백번은 끝낼 것 같은데 계속 전화로 회의를 하자고 한다. 그럴 때는 대개 두 가지다. 대부분 TC를 하면 Vendor일 경우 TC 한 번당 돈을 받는다. 그래서 그런 경우도 있고, 아니면 메일로는 무조건 해줘야 할 것 같은데 전화로 협상한 후에 해주고 싶지 않은 일일 경우 그렇다. 그럴 때는 물렁하게 보고 있어서 그런 건데, 아주 혼쭐을 내줘야 다음에 TC하자는 얘기를 안 한다. 


나는 그런 경우가 있어서 이전에 Log까지 들먹이면서 '이전에 얘기를 다 한 상황인데 왜 그러느냐!!!' 라고 구체적으로 한창 따졌더니 다들 대답이 한창 없었던 경우가 있다. 결국 그냥 그쪽에서 해 줬다. 


갑과 을 개념은 아니지만 한 네 달인가 다섯 달을 일 주일마다 reminder를 보내도 업무를 안 했던 경우가 있어서 "나는 너희 변명은 듣고 싶지 않아!!"라고 말했던 적도 있다. 그 후에 그 친구들을 직접 봤을 때 나보고 네가 무섭다고 하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한마디로, 괜히 기에 눌리지 말고 나보다 직급이 높은 사람이건 어떤 사람이건 신경쓰지 말고 잘못된 것은 잘못 되었다고 말하면 된다. 괜히 너무 눈치보는 표현은 굳이 할 필요 없다. 외국 사람들이 힘들기도 하지만 편한 것이 잘못되었으면 잘못되었다고 편하게 얘기할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vendor일 경우에는 업무 시작 전에 회의록을 작성해서 줄 수 있느냐고 얘기하는 것이다. 가끔 개념없는 vendor일 경우에는 자기들이 회의를 하자고 해놓고 회의록도 안 쓰는 경우가 있다. 보통 원어민이 아닐 경우에는 영어로 된 회의록을 검토는 할 수 있어도 직접 모든 걸 쓰기는 힘드니까 말이다.



인간적인 관계 없음


우리나라 사람들은 업무적으로 만난 관계라고 하더라도 업무적으로 잘 맞고 성격도 잘 맞으면 사적인 친분이 생길 수가 있다. 사적인 친분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친밀감을 가지게 되기 쉬운데, 외국에서는 업무로 만났으면 그 뿐이다. 업무를 하다보면 업무도 잘 하고 나하고도 잘 맞는 사람들이 있는데, 얼굴 보고 만났다고 해도 그냥 그 뿐이지 우리나라처럼 친해지는 것은 없다. 업무를 위한 관계는 그들에게 그냥 사무적인 관계일 뿐이다. 약간 서운할 수도 있지만 오히려 그게 장기적으로 업무를 위해서는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니 별 다른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다.



해외 출장 시 사소한 팁


나는 해외 출장 때 필수로 챙기는 사항들이 있다.

  • 애드빌, 소화제 등 응급약

미국에 가면 애드빌을 싼 값에 많은 양을 살 수 있는데, 걔중에 감기기운이 있을때 잠도 잘 자게 하는 성분이 같이 있는 경우가 있다. 나는 안 쓰지만, 필요 한 경우 사는게 좋다. 나는 그런 종류의 애드빌은 좋아하지 않지만, 무리해서 비행기를 타면 힘들기도 하고 다다음 날에는 시차도 겪는데 그 때 나는 꼭 몸살 같이 몸이 안 좋다. 그 때 먹으면 좋고, 아무래도 비행기도 오래 타기도 하고 외국 음식을 먹으면 힘들 때가 있으니 소화제를 챙기는 것이 좋다. 이럴 때마다 승무원들이 참 대단하게 느껴진다.

  • 인공눈물: 잠을 잘 못자다보니 눈이 뻑뻑해지는 경우가 많아 도움이 된다.
  • 마스크팩: 무리를 할 때는 마스크팩을 해 주어야 귀국했을 때 얼굴을 보존할 수 있다.
  • 어댑터: 국가별로 플러그 어댑터가 다르니 미리 준비해야한다.
  • 비행기에서 주는 슬리퍼

대개 외국의 경우 호텔에 슬리퍼를 비치하지 않는 경우가 정말 많으니 슬리퍼를 굳이 안 신을 거면 꼭 챙겨놨다가 그런 때 신는 것이 좋다.


마치며


외국계 회사가 좋은 것도 있지만 정말 좋지 않은 것도 많다. 초반에는 좋지 않다고 생각한 것이 훨씬 많았는데 지금 장기적으로 보니 그들의 업무 행태가 좋은 점이 많고 그렇게 일하는 것이 효율적이란 생각을 하게 됐다. 그리고 무엇보다 외국 사람도 일반적인 사람인 만큼, 똑같다. 일 잘 하는 사람있고, 못 하는 사람이 있고, 못된 사람도 있고 착한 사람도 있고 그렇다. 개인별로 차이가 있다. 혹시 외국사람들과 업무를 진행해야 하는 사람이라면 무언가 굳이 위압감을 느끼지 말고 자신이 잘 하고 있으면 자신감을 가지고 열심히 하면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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