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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예전에 뛰었던 때가 있다. 사실 자의에 의한 것은 아니었다. 워낙 외진 곳에 살았던 탓에 첫차를 타서 내려도 등교시간이 10분 정도 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지각으로 인한 벌점을 피하기 위해 나는 매일 죽음의 레이스를 펼쳐야만 했다.
그렇게 3년을 뛰어 다니며 중학교를 마치고 고등학교 때서야 친해진, 선도부를 했던 친구가 내게 말을 해줬다.
“사실 나 너 알고 있었어.”
“나도 너 선도부라서 알고는 있었는데.”
“그래? 사실 애들이 너 오기 전에 숫자를 셌어. 10, 9, 8… 이렇게. 그러다 보면 저 멀리서 네가 뛰어오는 게 보여. 너 안 보이면 섭섭하기도 하고 그랬어.”
나는 깔깔 웃어제꼈다.
나는 죽자 살자 뛴 거였는데 선도부 애들한테는 그렇게 보였군.
나는 아주 천천히 뚜벅뚜벅 걷는 걸 좋아하는데 아무래도 그 때의 기억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웬만큼 급한 일이 아니면 빠르게 걸어갔으면 걸어갔지 뛰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이제 다시 뛰어야 할 것 같다.
예전에는 단지 늦지 않으려고 달렸지만, 이제는 나를 위해서 달려야 할 것 같다.
요새는 다들 달리는 이유에 대해 다이어트 중심으로만 너무 편협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니까 내 말은, 사람들이 달리기 그 자체에 대한 즐거움을 모른 채 오직 ‘살을 빼야겠다’는 생각만 있는 것 같다는 것이다.
그냥 맹목적인 믿음―달린 만큼 내 몸의 이미지가 달라질 것이다―으로만 달린다면 오히려 더 좋지 않을 것 같다. 달리는 것에 대한 원초적인 즐거움이 먼저고 그 후에 ‘효과’에 대해서 생각해야 하는데, 선후가 다라진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예전에 한창 아침 등교 시간에 달려 닐 때, 나중에는 달리기가 정말 어느 정도 빨라졌고 학교에서 1년에 한 번 씩 하는 체력 검사에서도 속도가 빨라졌었다.
그 때는 내가 빠르게 달릴 때(물론 자동차나 기타 여러 가지에 비하면 턱없이 느린 속도지만) 땅을 딛고 앞으로 나아갈 때 마음 깊숙이 말로 설명하기 힘든 즐거움이 느껴졌었다. ‘파이팅 대운동회’의 금나라가 된 것처럼.
이 만화 봤던 사람, Pur your hands up!
딱 한 번, 금나라같이 팔을 벌리고 뛴 적이 있다. ㅋㅋㅋ
앞으로는 길을 달릴 때는 따로 ‘달리기’만을 위한 시간을 준비해서 그에 맞는 런닝화를 준비해야겠다. 내가 선택한 런닝화는 케이스위스 런닝화(http://k-swiss.co.kr).
나름 팬시한 K-SWISS 런닝화.
그렇지만 케이스위스 런닝화는 부담스럽지 않고 단정한 편이어서 나처럼 대담하지 않고 소심한 사람한테는 적격인 듯하다.
우리 집에는 마침 달릴만한 길이 있어서 런닝 하기에는 괜찮은 환경이다.
앞으로 나같이 소심한 사람들이 작심삼일 식으로 달리기를 하다가 다이어트에 별 재미를 못 보고 ‘모 아니면 도’라는 마음가짐으로 포기를 하는 일이 더 이상 없기를 바란다.
그래, 우리 모두 힘을 내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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