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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의 시대 -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유유정 옮김/문학사상사 |
해변의 카프카를 읽은 후 난 정말 미친 듯이 상실의 시대를 읽고 싶어했었지만 도서관에는 항상 대출 상태였고 그러던 차에 도서관에서 얌전히, 거의 찢어져있는 상태의 이 녀석을 발견한 것이었다.
이 소설이 야하다고 하는 이들이 많지만, 나는 해변의 카프카를 읽고 나서인지 별 생각이 들지 않았다. 해변의 카프카보다 더 어렵지 않았었던 것 같다.
이 소설은 말 그대로 '심각한 연애소설'이다. 내가 무라카미의 소설에서 경험했던 사랑은 결핍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그림자를 지우기 위해서, 부족한 부분을 충만하게 만들기 위해서 사랑을 하게 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무라카미의 소설에서는 사랑을 하면 할 수록 결핍이 되는 것만 같다. 항상 갈구하지만 그것이 자신을 결코 채워주지는 못한다. 갈구 할수록 결핍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한 동안은 무라카미의 소설을 읽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무라카미의 소설이 싫어서가 아니라, 무라카미의 소설을 읽고 나면 멍해지는 듯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이 소설은 심각하면서 몽환적인 음악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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