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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저기서 자기계발서를 봐야 한다고 난리다. 누구든 이름을 얻게 되면 자신의 성공 철학을 쏟아내고,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모두가 성공의 비밀을 알려고 혈안이 된 채 타인이 누군가의 성공을 탐구해서라도 자기계발서를 반들어 내느라 바쁘다.

 이런 추세에 맞춰 ~하는 ~가지 이런 제목을 가진 책이 하나도 없으면 시대에 뒤떨어지고 자기 자신의 발전에 무신경한 사람으로 보일 것 같은 위기감도 드는 것 같다. 그러나 수많은 자기계발서들은 결코 생각처럼 나의 더 나은 삶을 여는 열쇠가 되지는 못한다. 열쇠의 작은 조각이 될지는 몰라도.


읽지는 않았지만 자기계발서 대표격이라 올려본 아침형 인간.





답은 한 가지다

 무슨 말이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나는 그 동안 나름대로 수많은 자기계발서를 읽었고, 놀랍게도 그 답은 한 가지 였다. 바로 '열심히 하라'는 것이었다. 아니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내가 읽었던 자기계발서는 모두 한 가지였다. '열심히 하라'는 큰 의미 아래, 재밌거나 특이한 여러 에피소드를 합치거나 아니면 작은 팁들을 합친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쉽게 말하면, 표지는 달라도 다 비슷하다는 것이다.

 나도 처음에는 믿을 수 없었다. 그렇지만 다 읽은 자기계발서의 목록이 늘어날 수록 그 명제는 더욱 확실해졌다.


열심히 하는 것, 모두가 말하는 모두의 정답

 왜 자기계발서는 내용이 다 비슷할까? 물론 만든 사람이 안일하게 만든 것일 수도 있겠지만 어떻게 보면 모두가 비슷한 이유는 바로 그것이 성공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운과 기회를 타고난 소수의 1%를 제외하고 성실하고, 열정적인 태도 없이 성공은 절대 당신에게 고개도 내밀지 않을 것이다.

 나도 답답해서 성공했다는 이들의 비밀이나 어떤 방법을 찾아 헤맸다. 그러나 그 뒤에 특별한 무언가는 없었다. 그냥 덩그러니 진실만 멀뚱멀뚱 있을 뿐이었다. 한동안 이게 과연 내가 힘들게 찾아 헤맨 그것이었던가 허무하게 있다가 나는 이면의 다른 것을 깨달았다.


실패 포비아를 깨뜨리자

 내가 그 동안 자기계발서를 읽었던 것은 별 대가없이 갈 수 있는 쉽고 빠른 길을 찾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알고 보니 그 길은 모두가 알고 모두가 갈 수 있는 일반적인 길이었고, 혹은 다른 구석이 있다고 해도 그 누군가의 길이지, 나의 길은 아니었다. 자기계발서는 그 저자의 경우만 알 뿐 당신을 모른다. 그래서 곧이 곧대로 당신의 답이 될 수도 없고, 그 길이 굳은 믿음과는 반대로 아예 자체가 잘못된 길일 수도 있다.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당신이 겪을 변수라든가 환경에 대해서 전혀 모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서 내가 너무 약았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직접 부딪쳐 볼 생각도 하지 않고 자기계발서 몇 권으로 성공에 대한 답을 찾으려고 했던 것 자체가 어리석은 것이었다. 삶에 있어 자기계발서가 모든 것을 풀어줄 수 없다는 것을 너무 늦게서야 알았던 것이다. 그냥 나는 그 몇 권의 자기만족감으로 멀뚱멀뚱 있었을 뿐이었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내가 했던 대로 이 글을 보는 다른 사람들도 자기계발서에 대고 자신의 삶에 대한 진정한 답을 기대하지는 말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정답으로 여겨서도 안되고 말이다.

 삶은 결코 쉽게 풀리는 문제가 아니고, 단순하게 그 문제에 항상 답이 있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삶을 단순하게 몇 가지 답으로 풀려는 시도가 참 어리석지 않은가?

 요새는 거의 모든 것에 대한 자기계발서가 있다. 아무리 해도 정의되지 않는다는 사랑까지도 말이다. 그러나 어떤 방법대로, 사랑에 있어 상대방보다 손해보지 않고 이득을 남기는 사랑을 하려고 한다면 결국 진정한 사랑은 할 수 없을 것이다. 모든 것은 어떤 공식으로 풀리지 않는다. 모든 것에서 내가 얻을 것만을 생각한다면 결코 삶에서 얻어야 할 소중한 것을 절대 얻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실패라는 계단이 필요하다. 나도 그리 좋아하지는 않는 것이 실패지만 실패를 피하려고만 한다면 성공이든 무엇이든 책임지지 못할 것이다. 한 마디로 아무것도 포기하지 않을 생각으로 성공만 탐한다면 아무리 성공하는 방법을 제일 많이 아는 사람이라 해도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나를 바라보기

 'The winner takes it all'이라지만 신은 언제나 한 사람을 승자로 만들지도 패자로 만들지도 않는다. 지금 승리한 사람의 것이라고 해서 언제나 승리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고 지금 패자의 이야기라고 해서 항상 패자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일단 다른 이에게 묻기 전에 자신에게 끊임없이 질문해야 할 것이다. 자신도 알지 못한다면 나에게 맞는 답이 있을 때도 그것이 답인지 알지 못할 것이다.

 그러니까 다들 자기계발서만 읽으면서 그 답만 보지 말고, 내 인생에 어떤 것이 소중한가, 꼭 철학적이고 심각하지 않더라도 의미를 가지는게 뭘까 생각해보기도 하고 손해볼 생각도 하고 나를 채우는 게 단순한 성공보다 더 중요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다시 한 번 진지하게 바라보자.
 자신의 삶의 자기계발서는 바로 자신이 채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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