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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도록 임상시험 관련 직종을 바탕으로 최대한 무미건조하게 쓰겠다고 다짐하고 있지만 감정이 넘치는 타입인 만큼 얼마만큼이나 건조하게 쓸 수 있을 지는 모르겠다. 앞으로 계속 강조하겠지만 이 글들은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니 참고만 하고 실생활에서는 '자신이 직접 탐구'해보길 바란다.

 

일단 취직을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면 입사에 대해서 준비를 해야 한다. 그에 대한 과정 중 임상시험 관련 직종 중 어떤 직종을 택할 지에 대해 작성해 보았다.

 

 

실제 업무 알아보기

 

 그 많은 직종 중에서도 임상시험 관련 직종을 하겠다고 마음 먹었다면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자신의 전공 상 가야 하는 자리보다 더 나은 점이 있다든지, 아니면 이 직종 말고는 딱히 선택이 없다든지, 우연찮게 관련 교육이나 경험을 쌓게 돼서 확신을 갖게 되었다든지 하는 등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어쩌다 그런 결심을 하게 되었든지 간에, 임상시험 관련 직업의 경우 회사보다도 직종을 우선적으로 택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 회사보다도 어떤 직종을 택하는지에 따라 앞으로의 경력이 매우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직종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노트 목차>임상시험>관련 직종 카테고리 및 임상시험에 대한 쉬운 이해란 글을 참고하길 바란다. 그러나 이것을 보고도 도대체 어떤 것이 나와 맞는 것인지 감이 도저히 안 올 수가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 각 직종이 특별히 갖추어야 한다고 여겨지는 점을 지극히 개인적인 관점에서 적어두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실제 업무는 위에 있는 링크 내 글을 보고 파악하기 바람) 또한 각 직종의 full term은 위의 카테고리를 보고 확인하면 된다.

 

  • CRC: 꼼꼼하고 정리를 좋아하며 친절할 수 있는 사람

- 대부분 간호사가 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것은 업무 적합도도 그렇고 채혈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 병원에서 근무하는 것만큼은 아니지만 환자와 직접 대해야하고 개인적으로 전화하는 경우도 있어서 어느 정도 친절해야 한다.

- 환자 스케줄 관리 및 입력 등에 대해 꼼꼼해야 하고 문서 정리를 좋아하면 도움이 된다.

- 업무의 중요도와는 다르게 임상시험센터 소속 CRC가 아닌 경우 비정규직인 경우가 많다.

- 어떤 PI(주로 교수)를 만나느냐에 따라 삶의 질이 매우 달라진다.

- 업무가 적어 시간을 많이 활용할 수 있는 경우가 많으나 경우에 따라 보수에 비해 고생을 더 많이 하는 경우가 많다.

- 비정규직이라고 해도 경력을 쌓으면 임상시험 관련 직종에서 우대하는 경우가 많다.

 

Tip. 대부분 병원에서 임상 경력이 모자라거나, 혹은 학점이 좋지 않았다거나 하는 경우 무조건 외국을 다녀와야 하나 고민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보다 CRC로 임상시험을 경험하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또는 다른 직군도 괜찮음) 그러나 CRC의 경우 CRA와 업무하거나 하는 경우가 많고 업계가 매우 좁으므로, 단순히 자리를 채운다는 생각보다는 성실하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CTA: 내가 이 직업으로 업무를 해보는 것은 아니지만 CRA를 돕는 자리인데 인턴이나 비정규직으로 뽑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에 해당된다면, 정식 직업이라기 보다는 다른 직종으로 가기 위한 디딤돌로 생각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추가) 다만, CRO 중 Global CRO의 경우 CTA라고 하더라도 정규직인 경우가 많고 CRA와 대등한 연봉인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누군가를 대면하는 것모다 서류에 대해서 일관적인 기준을 가지고 정리하는 것을 선호한다면, 회사에 따라 고려할 만하다고 생각된다.

 

  • CRA: 역시 꼼꼼하며 체력이 좋고 스트레스에 강한 사람

- 약사, 간호사 등이 많이 하기는 하나 수의대나 생명 쪽 전공을 가진 경우도 많이 한다.

- 외자계 제약사/국내 제약사/외자계 CRO/국내 CRO의 순으로 선택이 추천되며, 이것은 주로 외근의 횟수가 다르기 때문이다. (사실 CRA가 아니더라도 위의 순서가 추천되며 어디든 외자사는 영어가 우선시 됨)

- 외자계든 국내든 제약사는 주로 Sponsor의 입장으로, 전국 각지에 있는 병원으로 가는 모니터링(=외근)이 적은 편이다. 따라서 어느 정도의 역마살을 감내할 수 있는 사람이 적격이다.

*다만 CRO를 고용하지 않고 직접 진행하는 경우 모니터링 횟수가 많을 수도 있다.

- 모니터링에서 병원 Chart와 임상시험 증례기록지(CRF)와의 기재 사항이 일치한다는 것을 본다든가, IRB등 보고가 잘 되었다든가 하는 것들을 검토하는 등 거의 문서를 비교하는 업무가 많아 꼼꼼해야 한다.

- 국내의 경우 간혹 일부 PI(주로 교수)가 권위적이거나 그 외에 주로 업무를 해야 하는 사람들(...)로 인한 스트레스가 많을 수도 있다.

- 또한 업무량이 많아 이직이 많은 편으로 일부 무개념인 전임자가 모니터링을 제대로 안 해 놓고 이직해 버렸을 경우 업무가 폭증하는 등의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

- 보수는 업무량에 비례하며, 업무량이 많은 경우 보수는 높은 편이다.

 

  • SA or PV specialist: 의학 정보를 잘 파악할 수 있으며 인내심이 있는 사람

- 유해사례가 발생하는 경우 관련 사항을 확인하는데 어려움이 많은 경우가 많아 인내심이 많이 필요하다.

- 역시 꼼꼼해야 하는데, 증례기록지와 유해사례보고서 등 관련 정보간에 차이가 나는 점을 찾아내서 일치화시키고 유해사례가 해결될때가지 확인 후 문서로 잘 정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 의학적 정보에 대해 전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관점이 있어야 하며, 이는 단시간에 얻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렵다.

- 일괄적인 자세로 정보를 대해야 한다. 비슷한 경우인데 판단을 다르게 한다거나, 단어를 잘못 지칭한다거나 해서는 안된다.

 

  • QA/QC: (임상 문서 쪽): 문서 보는 것을 매우 좋아하고 잘못되는 것을 찾아내는 데 적성이 맞는 사람

- 그 전까지의 업무도 꼼꼼해야 하지만 그 전까지의 업무에서 필요한 꼼꼼함이 그냥 커피라면 이 업무에선 TOP다. 꼼꼼함을 넘어선 깐깐함이 있다면 업무적으로는 좋을 수 있다. 잘못된 쉼표 하나까지 찾아낼 수 있으면 좋다.

- 임상 전체에 대해 잘 파악하고 있어야 문서에 대해서도 잘못된 점을 쉽게 파악해 낼 수 있다.

- 회사에 따라 점검을 많이 가게 되는 경우 몰려서 출장을 자주 가게 될 수도 있으며 다른 부서가 비효율적으로 문서를 몰아서 작성하는 경우 덩달아서 힘든 경우가 생길 수 있어 조율이 필요하다.

 

  • Medical Writer: 전체 흐름에 대해서 미리 생각할 수 있으며 문서 작성을 다양한 방향으로 잘 작성할 수 있는 사람

- 역시 일반적으로 약사가 선호되나 회사에 따라서 꼭 그렇지는 않다.

- 임상 전반에 대한 지식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질환에 따른 일반적인 임상시험 디자인이나 특성을 잘 파악해야 한다.

- 임상시험에 대한 계획을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거시적인 관점을 가져야 한다. 

- 임상시험의 처음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여러 부서에서 지속적인 쪼임을 받을 수 있다.

- 임상시험 디자인이 자주 바뀌는 경우 관련 부서에게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고 임상시험계획서를 지속적으로 바꿔야 해서 서로 좋지 않다.

- 나도 모르고 너도 모르는 것인데도 무조건 써내야 하는 것들이 있어 처음 보는 것이라도 총체적으로 이해를 잘 해야 한다.

- 그냥 이미 임상시험 디자인 및 결과가 정해져있고 그것을 쓰는 것만 하면 되는 경우에는 크게 힘들지 않을 수도 있다.

- 대부분의 경우 출장이나 외근 갈 일은 많지 않으며 안정적이나 이직 시 이 업무만 진행하는 경우가 많지 않고 CRA와 같이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 힘들 수 있다.

 

 

  • RA: 대인기술이 뛰어나고 전체적인 이해도가 높으며 부서간 업무를 잘 조율할 수 있는 사람

- 국내사의 경우 약사가 매우 우대된다.

- 국내 허가 업무를 주로 하는 경우 식약처와의 관계가 매우 중요하며, 일반적으로 생각되는 사회성이 좋거나 말로 설명을 잘 하는 경우에는 많은 도움이 된다.

- 국외 허가 업무를 주로 하는 경우에는 임상 전반에 대한 지식으로 국외 허가기관의 담당자를 설득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나라에 따라 사회성이 더 중요한 요소일 때도 있다.)

- 허가 서류를 작성할 떄 여러 부서에서 작성하는 경우가 많아 본의 아니게 Project management 업무 비슷하게 Timeline 조정 및 업무 조정을 할 일이 생길 수도 있다.

- 국내외 관련 법률이나 고시 등을 전반적으로 숙지하면 좋다.

- 이미 나온 결과를 바탕으로 하므로 본의 아니게 허가 과정 중 어려움이 갑자기 생기는 경우도 있다.

- 국내 허가 업무인 경우에는 식약처가 있는 충북 오송으로 자주 갈 수 있으며, KTX가 직통이 아닌 지역에 회사가 있는 경우에는 조금 불편할 수 있다. 국외 허가 업무인 경우에는 제 3세계로 통칭되는 국가에 가는 경우도 꽤 있다.

 

DM이나 Biostat의 경우는 주로 통계학 관련 전공자들이 많이 하고 있으므로 생략했다.

 

 

약학, 간호학 전공이 아닌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하나

 

솔직히 말해서 특히 국내사의 경우, 외자사의 경우라고 하더라도 일부 직군의 경우 약사가 가장 우대받는 건 사실이다. 그렇지만 뜻이 있는 길에 길이 있는 것이고, 꼭 약사만 뽑거나 그런 것은 아니다. 단순히 약대만 나오고 임상시험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보다 오랫동안 임상시험 직종에 대해서 준비해왔고 많은 부분을 알며 회사 생활에 매우 적합하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을 더 선호할 수도 있다. 다만 어느 정도의 핸디캡이 있는 것은 사실이기에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하며, 실제로 주위에 간호학, 약학을 전공하지 않고 회사에서 근무하는 사람들도 많고 전공자보다도 업무를 잘 하는 사람도 많다. 업무라는 것은 시간이 지날 수록 혼자만 하는 것이 아니고 여러 사람과 같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과정을 잘 끌어가는 것이 중요하고, 모르는 것은 알아가면서 하면 된다. 그래서 미리 겁먹기 보다는, 보다 더 상세하게 준비하길 바란다. 

 

 

선택에 신중하기

 

 글 마다 얘기하는 것 같은데 단순히 지금하는 업무가 힘들어서라든가 아니면 단순히 보수가 좋을 것 같다는 기대로 이 업무를 선택한다고 한다면 그것은 말리고 싶다. 지금 하는 업무가 왜 힘든 것인지에 대한 충분한 고찰 없이 더 쉬울 것 같다는 막연한 기대로 택했다가 업무량은 비록 적을지라도 적성과 지나치게 맞지 않아서 후회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고, 보수만을 기대했다가 장기적인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인 건강을 과도한 업무량 때문에 망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해 보고 싶은 것, 해서 근사해 보이는 것과 내가 실제로 거기서 잘 할 수 있느냐는 다른 문제다. 물론 어느 정도 부족한 점이 있더라도 노력을 통해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이 분명히 존재하지만 아예 처음부터 내 기대와 완전히 다르고 하나도 나와 맞는 것이 없는 건데 사전에 잘 알아보지 않고 택하게 된 경우 되돌릴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순하게 생각하기 보다는 내가 알 수 있는 한 정보에 대해 최대한 자세히 알아보고 모든 것을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될 때 택하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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