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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CRC를 할 때는 Protocol(임상시험계획서)은 Schedule of Events와 Inclusion, Exclusion criteria와 Dose modification 관련 정보가 중심이 되고 그 외에 나머지 무언가가 많이 쓰여있는 문서라고만 생각했다. 사실 이것만 아주 명확하게 잘 써있으면 나머지 내용은 어차피 읽어도 그리 이해가 안 가는 내용도 꽤 많고 별로 필요하지 않은 사항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만큼 무지했었다는 말이다.

그럴만도 했던 게 그렇게 수행 사항이 복잡한 건 대개 외자사의 Protocol이었고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대개 진행하는 과정이 유사했다. 몇 가지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나면 몇 가지를 제외하고 어떻게 진행하면 되는지 거의 감이 왔다.

사실 입사 할 때도 CRA로 들어온다고 생각했기에 나는 나름대로 많은 Protocol을 접한만큼의 자신이 있었다. 그러나 웬걸. Protocol을 작성해보니 내가 아는 Protocol은 정말 극히 일부에 불과했다.

Protocol에서 중요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던 많은 부분이 엄청나게 중요한 부분이었다는 것을 깨닫는 데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입사한지 얼마 안 되어서 Global 연구의 Protocol을 작성해야 했기 때문이다. 내가 현재 Protocol 작성에서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다음과 같다. 중요도는 번호순.

 

 1. Sample size가 어떻게 되며 그에 대한 근거는 무엇인가

 2. 임상의 Primary endpoint는 어떻게 정할 것인가

 3. Inclusion 및 Exclusion Criteria의 기준: enroll을 많이 시킬 것인가 아니면 좀 더 strict하게 적용하여 더 나은 population을 받아들일 것인가

 4. 실제 진행하기에 불편한 사항은 없는가

 

 

1. Sample size

 

쉽게 말하자면 Sample size=돈이다. 환자 한 명 당 방문비 줘야 하지, 입원비 하며 데이터 생성되면 데이터가 제대로 나왔는지 체크해야 하지…. 환자 1명 당 1억 드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Sample size를 무조건 적게 열 명, 스무 명 이렇게 적게 설정을 하면 과연 득이 될까? 그럴 경우에는 환자가 너무 적어서 데이터를 확신하지 못하게 된다. 확신하지 못하는 데이터를 만들었다면 결국 안 하느니만 못 한 것이 되는 것이다. 임상시험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되도록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매우 도움이 된다.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하면 데이터 양이 많아져 입증하기가 쉬워진다. 그래서 데이터를 입증 가능하면서도 비용을 지불할 수 있을 정도의 타협점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대개 Historical data(이전 논문 등)을 찾아서 그에 대한 배경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 이 환자 수가 적절한 수인지 누가봐도 설득 가능해야 한다.

 

 

2. Primary endpoint (일차평가변수)는 어떻게 정할 것인가

 

Primary endpoint는 Sample size와도 일맥상통한다. 어떤 Primary endpoint를 정하느냐에 따라 Sample size가 달라지기도 하기 떄문이다. 평가변수를 확인하는데 기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든지, 아니면 측정하기가 너무 까다로운 방법이라든지 하는 경우에는 피하게 된다. 기간의 경우는 Sample size와 동일하게 기간=돈이다. 임상기간이 길어지면 그만큼 관리비를 계속 내야하니까.

 

 

3. Inclusion/Exclusion Criteria

 

임상시험은 말 그대로 시험이다. 어느 정도 균질한 성질을 가진 환자들이 들어와서 결과가 나와야 그 결과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다. 따라서 등록 기준이 매우 중요한데, 등록 기준 및 제외 기준에 대해 확실한 concept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질환을 가진 환자 수가 많다면 등록 기준 및 제외 기준을 보다 까다롭게 설정해서 좀 더 결과를 정확하게 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질환을 가진 환자 수가 적고 생존에 문제가 있다든지 한다면 보다 기준을 낮춰서 많은 환자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으므로 매우매우 중요하다.

 

 

4. 실제 진행에 불편한 사항은 없는가

 

이렇게 Sample size도 적절히 만들고, Primary endpoint도 잘 정하고, Inclusion/Exclusion criteria도 잘 맞춰 놨다고 해도 막상 세부 내용이 너무 불편해서 환자들이 하기 싫어한다면 데이터 확보가 안 돼서 임상시험은 성공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 채혈을 너무 많이 한다든지, 수행하는 검사들이 통증을 수반하는 것이 많다든지 그 외에 잡다한 의무사항이 너무 많아 의료진도, 환자도 싫어하는 임상을 들고 나온다면 그냥 그렇게 임상시험은 끝나는 것이다.

 

따라서 내가 얻고 싶은 결과를 확인하면서도 환자 및 실제 임상시험을 진행할 사람들에게 불편을 덜 초래할 수 있도록 심도깊은 고려가 필요하다.

 

이외에도 정말 많은 고려가 필요하지만 내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항만 일단 썼다.

 

임상시험결과보고서(Clinical Study Report)나 다른 문서를 작성하기 더 어렵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오히려 그건 더 낫다. 왜냐하면 어쨌든 저쨌든 이미 나온 결과이기 때문에 해당 내용을 정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Medical Writing 업무 중에 가장 어려운 것이 이 Protocol 작성이다. 이것은 말 그대로 계획이기 때문에 일어날 변수를 예상해서 사전에 작성해야 하고 그러한 생각들을 확정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미리 생각한다는 게, 그리고 이에 따라서 모든 게 쉽게 진행될 수 있도록 생각을 하면서 작성해야 해서 정말 어려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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